[국제] 우원식 "시진핑 APEC 방한을"…자오러지 "민감한 문제 처리를…

본문

17388336557769.jpg

6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베이징 귀빈루호텔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신경진 기자

6일 중국을 방문 중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올해 10월 말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을 중국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날 베이징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오는 9일까지 방중 기간) 시진핑 주석을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경주 APEC의 성공적 개최를 매개로 한·중 관계를 더 발전시키는 데에 시 주석 방한 성사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주 APEC을 대한민국의 회복력과 굳건한 경제 시스템을 세계에 확인시키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이언돔’ 행정 명령을 의식한 발언에 방점을 찍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동맹과 파트너에게 제공하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 역량을 늘리고 가속하라”는 조항이 포함된 “미국을 위한 아이언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한국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추가 배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지난 5일 우 의장을 만난 자오러지(趙樂際)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국회의장 격)은 “민감한 문제를 원만히 처리해 중·한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유지·보호하자”(인민일보 6일자 2면)고 말했다.

‘민감한 문제’는 중국이 사드를 완곡하게 일컫는 외교적 표현이다. 그간 중국은 문재인 정부와 ▶사드 추가 배치,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 가입, ▶한·미·일 군사동맹에 참가하지 않고, ▶배치된 사드의 운용을 제한한다는 이른바 ‘3불1한’을 협의했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주한 중국대사관은 공식 위챗 계정에 우 의장과 자오 위원장의 회담 기사를 올리면서 “민감한 문제”가 포함된 문장을 밑줄로 강조했다.

17388336559368.jpg

6일 주한중국대사관이 공식 위챗 계정에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우원식 국회의장과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회담 기사를 게재하며 “민감한 문제”를 언급한 문장을 밑줄로 강조했다. 위챗 캡처

자오 위원장은 또 이날 회담에서 “간섭을 배제하자”, “‘디커플링(탈동조화)’을 함께 저지하자”라고도 언급했다. 우 의장은 간담회에서 이같은 발언에 대해 “그런 얘기는 자오 위원장이 했는데 뭐라고 답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은 수출에 있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한국에게) 중요한 나라”라고 덧붙였다.

17388336561309.jpg

지난 2022년 2월 6일자 4면에 실린 박병석 국회의장과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회담 기사(왼쪽). 2023년 9월 24일자 2면에 게재된 한덕수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회담 관련 기사(오른쪽). 사진 인민일보 캡처

아시안게임 참석, 시진핑 만날지 주목

한편 중국이 의전 서열 2위인 우 의장에게 앞서 박병석 전 의장과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베풀었던 의전 중 어떤 방식을 취할지 주목된다. 우 의장은 오는 7일 하얼빈 겨울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인데, 중국은 2022년 2월 베이징 겨울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당시 박 의장과 2023년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한 한 총리에게 다른 의전을 베푼 바 있다.

박 의장은 당시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에서 개최된 국제 귀빈 환영 오찬과 개막식 귀빈석 의전은 제공받았지만 시 주석과 회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반면 중국은 한 총리에게 시 주석과 회담 및 환영 오찬, 개막식 VIP석 의전 등을 모두 제공했고 인민일보는 회담 사진을 2면 가장 하단에 게재했다.

우 의장과 시 주석 간 회담이 성사되면 국회의장으로선 정의화 전 의장(2014년 12월) 이후 11년만에 중국에서 열리는 단독 회담이 된다. 2019년 5월 중국을 방문한 문희상 의장은 시 주석과 회견 없이 리잔수(栗戰書) 전인대 상무위원장,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 양제츠(楊潔篪) 중앙외사위원회판공실 주임을 만나는 데 그쳤다. 역대 국회의장의 방중은 1993년 1월 이만섭 의장 이후 이번 우 의장까지 총 11차례 이뤄졌다. 2007년 임채정 의장과 문 의장, 박 의장만이 최고지도자와 회담을 갖지 못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장관급인 김일국 체육상 겸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단장으로 하얼빈 아시안게임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 中 6일이나 여지 준 보복관세 반격에…"천둥소리만 요란했다”

  • 中 인민일보 "윗사람 잘보이기, 부하 책임전가 NO"…對美 협상 앞서 내부단속

  • "칭화대 천재 절반은 AI전사"…초봉 2억 준다고 해도 거절 [딥시크 쇼크 ]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242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