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윤이 키운 대왕고래, 산업부 “경제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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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6일 ‘대왕고래’로 명명된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구조에 경제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3일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직접 발표하는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의 첫 탐사시추가 실패로 돌아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직접 대국민 회견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섣부른 발표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6일 정부는 ‘대왕고래’로 명명된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구조에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시추작업에서 가스 징후를 일부 확인했지만,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었다”며 “대왕고래 구조의 탄화수소 가스 포화도가 충분히 높지 않기 때문에 추가적인 탐사시추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석유·가스가 생성되는 근원암, 이를 담는 저류층, 덮개암 등 ‘석유 시스템(구조)’이 양호하게 존재하는 것은 확인했지만, 가장 중요한 탄화수소가 충분히 나오지 않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고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라고 강조했던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사실상 실패하자 산업부는 이날 “1차 발표는 저희가 생각하지 못했던 정무적인 영향이 많이 개입되는 과정과 장관의 비유가 부각됐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런 결과가 나온 것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1차 발표 때 여러 과정을 거치며 자료 공개·발표 여부와 관련한 질타를 받았고,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봤다. 생각지 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들어서 이번 발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1차 탐사시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성공 확률을 높여 가며 추가 시추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가장 기대를 걸었던 대왕고래에서 비관적인 판단이 나오면서 추진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많다. 무엇보다 비용 문제가 사업 진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시추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석유공사는 2020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2차 시추부터는 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석유공사와의 합작 형태로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야당에서는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허술한 검증, 과대 포장된 전망, 그 정치적 이벤트로 변질된 석유개발 사업의 참담한 현실은 온전히 윤석열의 오만과 독선이 부른 결말”이라고 비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존에 생산했다가 종료한 동해 가스전이 11번째에 성공했으며, 가이아나는 13번째, 노르웨이 에코피스크는 33번째에 성공했다”며 “국민이 허락해 주시면 계속 이어가는 게 자원 개발 생태계에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종세 한국해양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첫 시추부터 바로 석유·가스를 발견할 수는 없는 일이며, 시추 프로젝트의 일반적인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정부가 비용을 부담하는 데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면 투자 유치 등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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