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여당서 다시 번지는 부정선거론…그 뒤엔 군불 때는 'STS'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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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 참석자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최근 국민의힘 일각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다시 고개 들고 있다. 당 지도부는 “부정선거론을 신뢰하는 건 전혀 아니다”(신동욱 수석대변인)라고 선을 긋지만, 선거 시스템 문제와 의구심을 해소해야 한다는 논리로 부정선거 의혹을 거론하는 의원이 늘고 있다.

박수민 의원(서울 강남을)은 최근 5년간 실시한 대선·총선 등의 투개표 시스템을 점검하는 위원회를 설치하자는 ‘국론통합을 위한 대한민국 선거와 투개표 시스템의 건강성 점검과 보완을 위한 특별법안’을 5일 발의했다. 부정선거론을 자극할 것이라는 지적에 박 의원은 6일 “부정선거가 없다고 해도 투명하고 객관적 관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우려가 생기지 않도록 선거 제도를 정비하자는 취지로 이해한다”고 했다.

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국조특위)에서도 부정선거 의혹을 거론하는 여당 의원이 적잖았다. 박준태 의원(비례대표)은 “부정선거 의심이 가장 많이 나오는 게 사전투표”라고 했고, 장동혁 의원(충남 보령·서천)은 “(2020년 총선) 투표소에서 투표관리관 도장이 뭉개진 투표지가 발견됐고, 법원이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울 정도라고 판정한 게 294표”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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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당시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된 계엄군이 선관위 시스템 서버를 촬영하는 장면이 담긴 내부 CCTV 장면. 사진 국회행정안전위원회

이는 2022년 대선을 전후로 여당 측이 한동안 부정선거 의혹을 멀리하던 것과는 다른 기류다. 당 안팎에선 여당 지지율 상승세와 맞물려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정선거론이 분위기를 바꿨다고 본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12·3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계엄군을 투입한 뒤 사그라지는 듯했던 부정선거론이 되살아났다”고 했다.

실제 3~4일 미디어토마토의 자동응답전화(ARS) 조사에 따르면 부정선거와 ‘계몽령’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단 응답은 55.5%, 동의한다는 응답은 38.0%였다. 다만 응답자를 여당 지지층으로 좁히면 동의 74.3%, 비동의 16.2%였다. 여권 관계자는 “정치 고관여층 여론이 과표집됐을 순 있지만,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당원이 부쩍 많아진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여당 수도권 의원은 “부정선거 의혹을 규명해달라는 지역구 당원의 민원이 쏟아져 애를 먹는다”고 했다. 아스팔트 보수 집회에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추라)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이 단골로 등장한다.

여당 일각에선 부정선거론이 중도 확장의 걸림돌이 될 거란 우려도 적잖다. 김재섭 의원은 “암처럼 퍼지는 부정선거론을 당에서 공식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부정선거를 맹신하면 의원 배지부터 반납하라”고 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부정선거라는 망령을 쫓는 무지성 여당 의원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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