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젤렌스키 "트럼프의 공식 종전 계획 아직"…美, 우크라 협의체 주도 안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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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식적인 우크라이나 종전 계획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종전 구상안'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지 언론에 "다양한 매체에서 나오는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적인 계획이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의 이번 발언은 미국과 러시아 위주의 종전 계획은 받아들이기 어려우며 트럼프의 공식적인 협상 계획을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실제로 이날 "나는 분명한 평화 계획 구상을 갖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협력해 평화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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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났을 당시의 모습. AP=연합뉴스

앞서 지난 5일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14~16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동맹국들에 우크라이나 종전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구상엔 양측이 교전을 잠정 중단하고 러시아군의 점령지를 일단 둔 채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는 큰 틀에서 좀 더 구체적 방안이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날 러시아 당국은 미국과 종전안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인 사실을 처음 공식 인정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인 키스 켈로그도 "미국이 견고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켈로그 특사는 뮌헨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을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트럼프의 종전 계획'에 대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치열한 주도권 줄다리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러시아 현지 언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종전 등을 논의하는 정상회담을 곧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켈로그 특사는 이달 하순 우크라이나를 처음 찾아 젤렌스키와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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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설립한 다국적 우크라이나 지원 협의체의 좌장 자리를 영국에 넘겨줄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오는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UDCG) 회의에 참석하지만, 회의를 주재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UDCG는 미국 주도로 설립됐으며 50여 개국이 참여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정기적인 회의를 열고 있다.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부정적인 트럼프 행정부가 지원 협의체의 좌장까지 내려놓으면 향후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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