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냉동 타임캡슐" 빙하에 담긴 지구 역사와 빙하학자의 삶[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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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빙하 곁에 머물기
신진화
글항아리

매년 체감하는 기록적인 폭염과 이상기후, 열대지방의 스콜처럼 변해버린 장마와 반복되는 초강력 태풍…

그런데도 현재의 기후위기는 별 게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후 회의론자들이다. 이들은 지구는 수십억 년 역사 속에서 뜨거워지다가 차가워지기를 반복했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일생을 기후 위기를 공부하는 사람도 있다. 빙하학자인 이 책의 저자도 그중 하나다. 빙하학자는 빙하에 포집된 과거의 공기 방울을 모아 이산화탄소를 분석하고 고기후를 연구한다. 과거의 기후 변화를 들여다보면 오늘날 기후변화의 방향과 시기를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빙하는 과거의 대기를 그대로 품고 있는 '냉동 타임캡슐'이다.

책은 연구 결과를 설명하는 학술서는 아니다. 그보다 과학자로서 개인사가 두루 담긴 에세이에 가깝다. 저자는 빙하 시료를 얻기 위해 그린란드와 캐나다 컬럼비아 빙원으로 떠난다. 책에는 극지의 혹독한 시추 현장에서 그가 마주하게 된 대자연의 풍경과 그 자연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과학자의 일상이 생생히 담겼다. 백인 남성이 다수인 과학계에서 동양 여성으로서 느낀 고립과 편견, 계약직 연구 노동자로서 마주한 불안정한 현실과 생존의 고민도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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