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다 계획이 있는 머스크…오픈AI 141조 인수 제안 진짜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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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챗GPT 운영사인 오픈AI의 지분을 974억 달러(약 141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나선 데에는 숨은 뜻이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챗 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CEO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기사에서 머스크의 인수 제안은 그 속내가 따로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머스크는 오픈AI를 947억 달러(약 141조원)에 사겠다고 불쑥 제안했고, 올트먼 CEO는 단칼에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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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CEO가 챗GPT 운영사인 오픈AI의 지분을 974억 달러(141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나선 데에는 숨은 뜻이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오른쪽은 챗GPT의 아버지인 샘 올트먼. AFP=연합뉴스

그런데 거절했다고 문제가 끝나지 않는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갑자기 들어온 머스크의 제안과 구체적인 금액만으로도 올트먼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 2가지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올트먼은 오픈AI를 비영리 법인이 지배하는 구조에서 영리 법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일본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400억 달러(약 58조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현재 오픈AI는 비영리 법인 이사회가 영리 법인을 통제 중이다. 올트먼은 완전한 영리법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비영리 법인에 일정 지분을 주고 통제권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지금 오픈AI를 통제하는 비영리 법인 직원은 단 2명이다. 현금·기타 자산은 2200만 달러(약 319억원) 정도다. 그래서 조용히 영리법인을 전환하면 올트먼 입장에선 큰 돈을 들이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머스크의 제안으로 상황이 변했다. 머스크는 오픈AI의 지배지분 가치를 974억 달러로 추산했는데 이것이 최소 가치의 '가이드라인'이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올트먼은 영리 법인 전환 시 비영리 법인에 머스크가 제안한 974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떠안는 리스크를 지게 됐다. WSJ은 "머스크의 인수 제안 때문에 영리 법인으로 전환 시 오픈AI의 자산 가치를 재설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비영리 법인이 머스크가 제안한 것보다 더 낮은 가치로 지분을 받아들이면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을 수 있다. 이미 오픈AI는 영리 법인 전환과 관련, 법인 등록지인 델라웨어주(州)와 본사 소재지인 캘리포니아주 감시를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픈AI가 1년 넘게 추진해온 기업 구조 개편을 늦출 수도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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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오픈 AI를 인수하겠다며 141조원을 인수가로 제시한 데는 속내가 따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소프트뱅크 입장에서도 이런 리스크를 안고 선뜻 거액의 투자를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NYT는 "머스크가 원치 않는 인수 제안을 주도하면서 오픈AI의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올트먼은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I 정상회의에서 머스크를 공개 저격했다. 올트먼은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이것(인수 제안)은 머스크가 우리를 흔들려는 또 다른 계략", "아마도 우리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것"이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또한 "머스크가 회사의 발전을 방해하려 한다"면서 "머스크가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 우리와 경쟁하길 바랐지만, 온갖 미친 짓이 벌어졌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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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이 2025년 2월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공지능 행동 정상회의 부대행사 중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외신들은 머스크와 올트먼과의 오랜 악연을 재조명했다. 원래 머스크는 올트먼과 함께 오픈AI 설립에 참여했다가 사이가 틀어졌다. 결국 머스크는 2018년 오픈AI 이사직을 내려놓고 투자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이후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자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비난하며 자체 AI 스타트업 xAI를 세웠다. 지난해에는 올트먼 등 오픈AI 창립자들이 인류를 위한 AI를 개발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영리를 추구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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