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멕시코만→미국만 표기 거부한 AP…백악관 출입 금지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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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 AP통신의 출입을 금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만'의 지명을 '아메리카만(미국만)'으로 바꾸라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AP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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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에어포스원을 타고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향하는 도중 2월 9일을 미국만으로 지정하는 선언문에 서명한 후 언론에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날 AP는 “(자사 백악관 출입) 기자가 화요일(11일) 오후 평소처럼 백악관에 들어가려다 제지 당했다”며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이 멕시코만 표기를 고수하는 AP의 방침을 바꾸지 않으면 출입을 금지하겠다는 매우 비상식적인 조치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AP 기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연방정부의 인력 축소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를 취재할 예정이었다.
줄리 페이스 AP 수석 부사장 겸 편집상무는 성명을 통해 “AP의 표기법을 문제삼아 백악관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독립적인 뉴스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을 심각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미 수정헌법 1조를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AP는 세계 최대 규모의 뉴스 통신사다. 통상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AP 기자가 가장 먼저 질문을 하는 게 관례였지만, 캐롤라인 레빗 신임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첫 브리팅 때 뉴미디어 기자에게 첫 질문 기회를 줬다. 미 국방부가 지난 7일 기자실에서 퇴거 통보를 한 주요 매체에도 AP는 포함돼 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 관람을 위해 뉴올리언스로 향하는 전용기가 멕시코만 해역을 지날 때 2월 9일을 ‘미국만의 날’로 지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지난달 20일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알래스카주의 데날리산을 매킨리산으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이후 AP는 “미국만 대신 멕시코만이란 표현을 사용할 것”이란 보도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미국 내에서만 효력을 발휘하는 데다 400년 이상 멕시코만이라는 명칭이 통용돼 전 세계 독자들에 친숙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데날리산은 미국 25대 대통령인 윌리엄 매킨리를 기리는 매킨리산으로 표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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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브라우저로 접근한 구글 지도. 멕시코만이 미국만으로 바뀌어있다. AP=연합뉴스
한편 구글에 이어 애플도 자사 지도 앱에서 멕시코만의 표기를 미국만으로 변경했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른 조치"라며 " 곧 전 세계 사용자가 이용하는 지도 앱에도 바뀐 이름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구글도 자사의 지도 애플리케이션인 구글맵에서 멕시코만의 명칭을 미국만으로 변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미 정부의 공식 지명을 따라온 오랜 관례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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