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엔비디아 팔고 팔란티어 산 국민연금, 해외주식 수익률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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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조정
국민연금이 지난해 4분기 애플과 엔비디아 등의 주식을 팔고, 팔란티어 등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성 둔화 우려가 커진 기존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AI 비용 하락으로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소프트웨어 기업 지분을 높였다. 12일 ‘13F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4분기 애플 78만9000주, 엔비디아 119만6000주, 마이크로소프트 10만9000주 등을 매도했다. 국민연금은 빅테크 집단인 ‘M7’ 중 유일하게 아마존만 16만3000주 매수했다. 13F는 1억 달러(약 1400억원) 이상의 미국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들이 분기마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는 투자보고서다.
국민연금은 이번 M7 주식 매도로 상당 규모의 매매 차익을 얻은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투자정보업체 웨일위즈돔이 추산한 평균 매수가를 기준으로, 애플과 엔비디아로만 각각 1억3000만 달러(약 1889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의 차익까지 합치면 총 3억7600만 달러, 약 5462억원이다.
최근 월가에서는 M7의 성장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 투자로 자본 지출은 급격히 늘어났는데, 매출은 그만큼 증가하지 못해서다. 국민연금은 M7 대신 AI소프트웨어 기업 투자를 크게 늘렸다. 특히 AI 데이터분석 기업인 팔란티어를 194만주(약 1억4698만 달러) 매수했는데, 팔란티어 주가는 지난해 말 75.6달러에서 이달 11일 112.6달러까지 올랐다. 이 밖에 페어아이작(8000만 달러), 트레이드데스크(7583만 달러) 등도 추가 매수했다. 금액 규모로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3억2200만 달러), 반도체 장비업체인 램리서치(2억1919만 달러) 등이 매수 상위에 올랐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이용비용 하락으로 AI 인프라(반도체)에서 소프트웨어·로봇 등 AI 활용 분야로 시장의 관심이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 조정도 이런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수혜주 분류되는 천연가스 투자도 눈에 띈다. 국민연금은 4분기 중 천연가스를 수송·저장하는 업체인 원오케이 49만주, 킨더모건 163만주, 윌리엄스컴퍼니 32만주 등을 사들였다. 미국 천연가스는 AI발 전력수요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증가 등으로 수요 증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11월 말 기준 해외주식(미국포함) 수익률은 29.72%으로, 국내주식 수익률(-4.94%)을 크게 앞섰다.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평가액은 420조4920억원으로, 국내 주식 평가액(140조6510억원)의 3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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