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옆에 두고 연방정부 때린 머스크…트럼프는 맞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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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치르는 항문 검사 같습니다.”

미국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연방정부 구조조정의 메스를 대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자신과 DOGE를 향한 세간의 날카로운 시선을 이렇게 비유하며 불만 섞인 감정을 토로했다.

이날 백악관에 깜짝 등장한 머스크는 ‘결단의 책상’에 앉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바로 옆에서 약 30분간 언론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머스크가 지난해 11·5 대선 이후 언론과 대면하고 여러 질문에 직접 해명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쓰고 다섯 살 아들 ‘엑스 애시 에이 트웰브(X Æ A-Xii)’를 목말 태운 채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에 나타난 머스크는 월권 및 이해충돌 논란에 대해 적극 반박하며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머스크는 “국민은 대대적인 정부 개혁을 위해 투표했다”며 “이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 놓고 있다간 우리는 파산할 것”이라며 “연방정부 지출 삭감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체로 머스크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다가 연방정부의 방만 지출 사례가 나오자 “미국 정부의 낭비가 1조 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며 맞장구를 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각 정부 기관에 물러나는 직원과 새로 채용하는 직원의 비율을 4대 1로 맞추고 DOGE와 협력해 정부 공무원 수를 대폭 감축하라고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정부 각 기관장은 기관별로 배치된 DOGE 팀 대표와 채용 계획을 협의해야 한다.

이날 깜짝 등장한 머스크의 아들 엑스는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시종 분위기를 밝혔다. 엑스는 트럼프 옆에 바짝 다가가 그를 올려다보거나 코를 후비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을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에 대해 “DOGE의 모든 일은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며 이해관계가 개입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한 달도 안 돼 머스크의 방대한 비즈니스 제국은 이미 이익을 얻고 있거나, 이익을 볼 수 있는 더 나은 위치에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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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에서 열린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만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종결 및 전후 안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지난 4일 가자 구상을 공개한 이후 아랍국가 정상과 가진 첫 대면 회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가자지구를 매입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사들일 이유가 없다. 우리는 가자를 가질 것이고, 소중히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어떻게 가자를 가질 수 있냐”는 물음에는 “미국의 권한”이라고 답했다.

당초 요르단은 가지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요르단 등 주변 국가로 이주시키자는 트럼프 제안에 난색을 표명했었다. 그러나 압둘라 국왕은 이날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암에 걸리거나 매우 아픈 가자지구 아이 2000명을 최대한 빨리 요르단으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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