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부 챔피언 안양, 1부 챔피언 울산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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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더 골을 터뜨리는 FC안양 모따(가운데). 이 골로 K리그2에서 승격한 안양은 우승 후보 울산 HD를 무너뜨리고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에서 막 올라온 FC안양이 K리그1(1부 리그) 데뷔전에서 4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울산 HD를 무너뜨렸다. 개막전부터 승격팀이 디펜딩 챔피언을 무너뜨리는 대이변이 연출되면서 올 시즌 프로축구는 더욱 흥미로워졌다. 2025시즌 프로축구는 각종 국제대회 일정 탓에 역대 가장 이른 지난 15, 16일 팀별 개막전을 치렀다.
안양은 16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5시즌 K리그1 1라운드 경기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모따의 결승골을 앞세워 울산을 1-0으로 물리쳤다.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팀 자격으로 창단 11년 만에 K리그1으로 승격한 안양은 단숨에 올 시즌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자이언트 킬링’을 완성한 안양의 결승골은 0-0 무승부가 끝나는가 싶던 후반 46분에 나왔다. 역습 기회에서 안양 마테우스의 패스를 받은 야고가 울산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크로스 패스를 연결했다. 훌쩍 뛰어오른 모따가 머리로 공의 방향을 틀어 울산 골망을 흔들었다. 모따의 골이 터지자 안양 서포터스석인 경기장 북측 스탠드는 뜨거운 함성이 쏟아졌다.
울산은 지난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원정 패배(1-2 패)에 이어 K리그1 홈 개막전 패배까지, 새 시즌을 씁쓸한 입맛으로 출발하게 됐다. 울산으로선 지난 시즌까지 K리그1에서 5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던 간판 스트라이커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의 이적에 따른 공백이 아쉬웠다. 몇 차례 결정적 기회를 골로 연결하지 못해 주민규의 빈자리가 두드러졌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우려했던 부분들이 경기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며 고개 숙였다.
모따는 K리그1으로 승격한 안양이 지난겨울 야심차게 영입한 해결사다. 천안시티FC에서 뛴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왕(16골)에 오를 만큼 탁월한 골 결정력을 높이 산 안양이 러브콜을 보내 최전방을 맡겼다. 안양은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 멤버 대부분을 유지하면서 모따 등 외국인 선수들을 영입해 포지션별 안정감을 높였다. 유병훈 안양 감독은 “경기 전 모따에게 ‘한 번의 결정적인 찬스는 반드시 온다. 그 찬스를 놓치지 말라’고 주문했는데, 제대로 해냈다”며 기뻐했다. 이어 “울산전에서 우리가 보여준 건 60~70% 정도다. 다음 주 FC서울 경기에선 100%로 끌어올릴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안양은 오는 22일 2라운드에서 FC서울을 상대로 한 차례 더 원정길에 나선다. 안양 축구 팬들에게 서울은 곱게 다가오지 않는 존재다. 서울의 전신인 안양 LG는 2003년까지 안양 연고 팀이었다. 연고 팀을 잃은 안양 축구 팬은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쳐 10년 만인 지난 2013년에 시민구단인 안양을 창단했다. 안양에게 서울전은 이날 울산전보다 더 각별하고 승리의 염원이 강력할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추락했던 전통의 강호 전북 현대는 같은 날 홈에서 김천 상무에 2-1로 역전승했다. 전북 지휘봉을 새로 잡은 거스 포옛(우루과이) 감독은 K리그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대구 FC도 홈에서 강원 FC를 2-1로 꺾었다.
한편 지난 15일에는 대전 하나시티즌이 원정에서 홈팀 포항 스틸러스를 3-0으로 완파했다. 이 경기에서 울산 출신 대전 스트라이커 주민규는 2골을 터뜨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대전이 포항을 이긴 건 지난 2010년 4월 24일 1-0 승리 이후 15년 만이다. 주민규는 전반 도중 상대 선수와 부딪혀 눈이 퉁퉁 부었는데도 후반 막판 2골을 몰아쳤다. 같은 날 제주 SK는 울산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인 서울을 홈에서 2-0으로 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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