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view] 매일 쌓이는 적자만 885억…여야 정쟁에 연금개혁 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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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연금개혁 논의가 시작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0일 제2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열어 국민연금법 개정안 33개를 논의한다. 지난해 5월 21대 국회가 끝나기 직전 연금개혁 특별위원회(연금특위)에서 논의가 끝난 지 9개월 만여 만이다. 그러나 여야가 정치적 득실 셈에 열중하고 있어 합의안을 만들 가능성이 그리 커 보이지 않아 보인다.
하루 885억원의 적자가 쌓이고 있는 국민연금의 개혁을 두고 여야는 사사건건 부딪쳐 왔다. 논의기구를 두고 국민의힘은 여야 동수의 연금특위, 민주당은 본인들이 다수인 보건복지위원회를 고집했다. 국민의힘은 구조개혁을 주장하다 모수개혁(보험료·소득대체율 조정)으로 마지못해 돌아섰고, 민주당은 “모수개혁 먼저”를 외쳤다. 모수개혁 내용도 다르다. 국민의힘은 보험료 인상(9%→13%)만 하자고 주장하고, 민주당은 소득대체율 인상(40%→44~45%)이 같이 가야한다고 한다. 이견이 없는 부분은 보험료 인상, 출산·군복무 추가 인정, 국가의 연금 지급 보장 등이다.
양측 주장의 밑바닥에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말 “모수개혁 2월 완수”를 주장한 게 도화선이다. 국회 관계자는 “모수개혁을 하면 이 대표는 2007년 이후 18년만에 연금개혁을 한 지도자로 대선에 나서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박주민(민주당) 보건복지위원장이 연금특위가 아니라 복지위에서 처리하려는데, 박 위원장은 서울시장 후보군에 속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대선 가도에 판을 깔아주게 되는 걸 경계하는 듯하다. 그래서 ‘연금특위 처리, 보험료만 인상’으로 맞서왔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박주민 위원장이 14일 “복지위 소위에서 합의가 안 되면 21일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단독 처리하겠다”고 나오자 국민의힘이 난감해졌고, 20일 회의에 나서기로 했다.
배경이 개운하지 않지만 20일 회의는 의미가 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한다니 다행스럽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난관이 많다. 복지위 제2 소위원장 김미애 의원(국민의힘) 측은 “다수당(민주당)이 단독 처리한다고 하니 소위윈회에서 논의하자는 것일 뿐 어디까지 논의할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야당 관계자는 “지연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도 19일 기자회견에서 “소득대체율을 45%, 50%로 올리자는 건 포퓰리즘”이라며 “보험료를 13%로 인상하는 모수개혁 안을 내일(20일)이라도 통과시키자”고 말했다. 연금법 개정안 중 민주당 의원 안은 ‘보험료 13%-소득대체율 45% 내지 50%’를 주로 담고 있다. 국민의힘 안은 보험료 13% 인상만 담았다.
21대 국회 끝물에 연금특위는 ‘보험료 13%-소득대체율 43~44%’ 선에서 의견이 접근했다. 이를 되살리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그동안의 대치 상황을 고려하면 소득대체율을 그대로 두고서는 합의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 받아들여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 모든 이슈가 빨려 들어가 연금개혁은 하염없이 밀리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앞으로 2주가 연금개혁의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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