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덕수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실체적·형식적 흠결”

본문

17400685069836.jpg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한 후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증인 신문이 시작되기 전 심판정을 퇴정하고 있다. [사진 헌법재판소]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 대해 “통상의 국무회의가 아니었고 형식적·실체적 흠결이 있었다는 것은 하나의 팩트”라고 말했다. 2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의 증인으로 나선 한 총리는 김형두 재판관이 거듭 “사법절차에서 판단을 묻는 게 아니라 증인의 생각이 뭐냐”며 평가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한 총리는 ‘계엄에 찬성한 사람이 있었나’라는 질문에는 “모두 걱정하며 만류했다고 기억한다”고 했다. 앞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찬성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증언한 데 대해선 “제 기억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한 총리 증언 시작 전 심판정을 떠나 대기실에서 지켜봤다. 윤 대통령 측은 “일국의 대통령과 총리가 같은 심판정에 앉아 총리의 증언을 대통령이 지켜보는 것이 국가 위상에도 좋지 않다고 생각해 퇴정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증인신문에선 체포 명단이 적힌 이른바 ‘홍장원 메모’ 작성 경위를 놓고 윤석열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진실 공방을 벌였다. 이날 국민의힘이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58분 홍 전 차장이 휴대전화로 통화하며 국정원 청사 로비로 들어오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하자 앞서 “국정원장 공관 앞 공터에서 메모를 받아적었다”(4일 5차 변론)고 거짓 증언을 했다고 공격하면서다. 홍 전 차장은 “기억의 혼동이 있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불러주는 명단을 받아적은 건 사무실”이라고 정정했다.

관련기사

  • 윤 탄핵변론 25일 종결…선고는 3월 중순 유력

  • 형사재판 첫 출석한 윤, 아무 말도 안했다…13분만에 종료

  • [사진] 여당서 공개한 국정원 CCTV

이에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겨울에 추운 바깥 공터에서 메모를 작성하는 상황은 극히 이례적인데 혼동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재차 공격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은 여 전 사령관이 명단을 부를 때 ‘이건 미친 짓이다’ 생각해서 적다 말았다고 말해놓고 다시 (보좌관에게) 정서시킨 이유에 다른 목적이 있던 것 아니냐”고도 물었다. “메모를 정서시킨 보좌관이 현대고를 나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친구가 아니냐”는 질문까지 했다. 홍 전 차장은 “보좌관 친구까지 어떤 사람인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고, 이후 한동훈 전 대표 측도 “한 전 대표에게 국정원 친구는 없다”고 밝혔다.

홍 전 차장은 이날 메모지 실물을 가져와 작성 과정을 요약한 A4 용지를 화상기에 띄우며 “명단이 존재한 건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홍 전 차장은 “방첩사에서 계엄 기간 왜 이런 사람들을 체포하려 했을까 궁금증이 있었고, 이런 명단에 관심을 가져봐야겠다고 생각했기에 안 잊어먹으려고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이날 “메모에 빠진 사람이 누구냐”는 물음엔 “지금 기억하기론 양정철(전 민주연구원장)과 조해주(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라고 했다.

이날 마지막 증인으로 출석한 조지호 경찰청장은 “공소사실 관련은 증언하지 못한다”며 일부 답변을 거부했다. 조 청장은 검찰에서 윤 대통령이 계엄 당시 “조 청장! 국회에 들어가는 국회의원들 다 잡아. 체포해. 불법이야”라고 여섯 번 같은 내용으로 전화로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그의 피의자신문 조서가 탄핵심판 증거로 채택됐지만, 이날 신문에선 형사재판을 이유로 말을 아낀 것이다. 조 청장은 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이야기가 나온 사실이 있거나 관련 문건을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 계엄을 내란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변호인단 광화문 집회에 석동현 변호사를 통해 전한 메시지에서 “내가 빨리 직무복귀를 해서 세대통합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겠다”고 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1,149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