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창용 “20조 이상 추경은 부작용…내년 1.8% 성장, 이게 우리 실력” [일문일답]

본문

경기 추락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이 한 달 만에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해 1~2차례 기준금리를 더 내릴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리만으로 성장률 하락을 모두 방어하기엔 한계가 있다면서 추가경정예산 필요성을 또다시 강조했다. 또 이 총재는 낮아진 경제성장률 전망의 이유로 “구조조정을 안 하고 기존 산업에 의존했기 때문”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산업을 도입하지 않은 점을 뼈아프게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내년 1.8% 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그게 우리 현재 실력”이라고 꼬집었다.

17404775797486.jpg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성장 회복 위해 재정 정책 뒷받침 필요하다고 보는지
1.5% 경제성장률 예측에는 금리 하락을 이미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1.5% 이상의 경제성장률이 필요하다면 재정 정책과의 공조가 당연히 필요하다. 재정 정책이 없다고 해서 금리를 예상보다 더 낮추면 환율이라든지 물가 상승이라든지 가계부채 같은 금융 안정 기조가 위협받을 수 있다. 금리만으로 모든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이 총재가 20조원 추경 제안했는데, 이를 초과하면 금리 정책도 영향 미치나?  
15조~20조원 정도 추경을 하면 경제성장률을 0.02%포인트 정도 올리는 효과가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1.5%가 1.7% 정도 되는 효과다. 그 이상 규모로 추경을 하는 건 재정 건전성 고려할 때 부작용이 더 크다. 추경은 단기적으로 성장률이 떨어졌을 때 보완하는 역할이지 그 진통제(추경)를 가지고 펄펄 나르게 하는 것은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재정 정책으로 경기를 부양시키는 효과는 내년에 줄어들면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경제성장률은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추경을 해야 한다.
시장에는 올해 성장률을 한은 전망치(1.5%)보다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1.5%는 상당히 뉴트럴한(중립적) 성장률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투자은행(IB) 중 1.5%보다 낮게 예측한 곳을 보면 미국 관세 정책 효과를 빨리 반영했다. 추경도 몇 개월 내에 발표하면 성장률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트럼프 정책도 성장률에 상·하방 다 위험이 있다. 1.5% 전망치는 상·하방 요인도 다 있어서 불확실성이 크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도 1.8%인데 굉장히 낮다
내년도 경제성장률 1.8%는 받아들여도 괜찮은 성장률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어려운데 우리 잠재 성장률이 홀로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구조조정 안 하고, 기존 산업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그 산업이 중국에서 큰 영향력 갖고 있다.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해외 노동자는 유입 안 되고, 노동력은 계속 떨어진다. 1.8% 성장률은 받아들여야 하고, 이것이 우리의 실력이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우리 잠재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구조적인가
순수출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 3년에는 거의 0%였다. 우리의 (수출) 경쟁력이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과거처럼 수출로만 해서 낙수 효과가 있는 시대가 아니다. 새 산업이 등장하지 않고서는 해결 방법이 없다.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할 때는 산업 구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우리 정부가 가장 뼈아프게 느껴야 할 것은 지난 10년간 새 산업이 도입되지 않았다. 새 산업을 도입하려면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고 누군가는 고통을 받아야 하는데, 그 사회적인 갈등을 감내하기 어려워서 다 이것저것 피하다 보니까 새 산업이 하나도 도입되지 않았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된다.
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했을 때 가계부채나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는
지금까지는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완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데, 다른 곳까지 번져나가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방 부동산 가격은 계속 내려가고 있다. 금리가 더 인하 기조로 가면 그것이 미치는 영향은 더 봐야 한다. 우리는 부동산 가격보다 가계부채가 얼마나 증가하는지가 더 관심이고 다행스럽게 가계부채는 1월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결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라가지 않을 것 같다.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금리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해 5월 이후에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고, 한국도 금리 인하를 곧 시작할 거 다 이런 견해가 집중되면서, 지난해 5월에 상당한 정도로 시장금리가 하락했다. 금리 인하의 효과는 진행 중이다.
올 하반기에 내수가 회복하면 물가 오를 가능성은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면 당연히 물가 상승률에도 영향을 주지만,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다만 생필품 물가는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소비자가 계속 희생하는 상황이라면 통화 정책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1,823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