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하자 아파트' 사과 1년도 안 됐는데…현대엔지니어링 고속道 붕…
-
2회 연결
본문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들이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연결공사 교량 붕괴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김종호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은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25일 대형 사고가 발생해 회사 이미지 실추와 실적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오전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교량 연결작업 중 교각에 올려놓은 상판이 무너지면서 10여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이번 사고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5월 전남 무안군 남악신도시 '힐스테이트 오룡' 단지 사전점검에서 무더기 하자가 발견돼 대국민 사과를 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발생했다.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은 800여가구 규모인 해당 단지에서 외벽이 기우는 것을 포함해 무려 5만여건의 하자가 발견돼 국민적 비판을 받자 입장문을 내고 "최고 수준의 품질 확보를 위해 인력 및 재원 추가 투입 등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하자 판정 건설사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3~8월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가장 많은 하자 판정을 받은 건설사 상위 20곳을 공개한 이 명단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공급한 2343가구에서 118건의 하자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반복된 품질 논란에 이어 공사 현장의 기본인 안전 문제가 드러나면서 이미지 실추와 이로 인한 수주 등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상자가 발생하는 경우 특히 이미지 훼손이 크다"면서 "추후 다른 공사를 놓고 경쟁이 붙으면 이 부분이 계속 약점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사고 수습과 추후 수주 영향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실적 악화도 우려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전 사업장 등에서 공사 원가 급등과 공기 지연, 설계 변경 등으로 지난해 4분기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실제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은 각각 광주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재시공 결정에 따라 거액의 비용을 지불한 바 있다.
나아가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영업정지 처분 가능성도 거론된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중대재해 발생 시 영업정지가 가능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당사 시공현장의 인명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조속한 현장 수습과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기관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붕괴 사고로 현대건설 주가 2.41%↓
한편 이날 발생한 사고로 현대엔지니어링의 모회사인 현대건설의 주가가 2% 넘게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대건설 주가는 전일 대비 2.41% 내린 3만4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건설 주가는 이날 강세로 출발해 2%대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사고 소식과 함께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았다는 내용이 전해지자 약세로 전환해 장중 한때 낙폭을 6% 이상 확대하기도 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