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대 0명 선발’ 의협에 학부모 폭발…“수험생이 무슨 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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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내년 의대 선발 0명’ 발언이 공개되며 수험생과 학부모의 충격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정부가 의대생의 3월 복귀를 전제로 내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 수준인 3058명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의협 집행부가 아예 신입생을 뽑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게 알려지자 고3과 학부모는 물론 의대를 목표로 재수·삼수를 결심했던 ‘N수생’이 동요하고 있다.
10일 수험생·학부모 커뮤니티엔 이날 중앙일보 등에 보도된 김택우 의협 회장의 발언을 우려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한 수험생 학부모는 “아무것도 손해보지 않는 기성 세대가 왜 수험생 아이들의 목줄을 쥐고 흔드냐”며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학부모도 “이기심에 치가 떨린다.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이 무슨 죄냐”고 비판했다. “의협 의사들이나 전공의, 이미 면허 가진 사람들은 잃을 게 없다. 의대생과 수험생들만 피해자”라는 지적도 나왔다. 의료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8일 열린 전국시도의사회 회장단 비공개 회의에서 “2026학년도에는 한 명도 뽑지 말자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날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김 회장은 “(26년 0명 모집은) 논의되고 있는 여러 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장도 “24·25학번 동시 교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2026학년도에는 각 의대에서 신입생을 뽑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올해 대입은 작년보다 응시생이 늘어 수험생·학부모가 모집인원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황금돼지띠’(2007년생)로 불리는 올해 고3 학생은 작년(2006년생)보다 약 10% 많은 45만3000명에 이른다. 올해 N수생 규모도 전년보다 10% 이상 늘어난 20만 2700여명(종로학원 추정)으로, 2001년 이후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3 자녀를 둔 서울 서초구의 한 학부모는 “가뜩이나 의대 모집인원을 원복할 수 있다는 정부 발표에 화가 났는데, 의협 회장 발언에 폭발할 것 같다”며 “학부모 사이에서 의협에 항의 전화를 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재수생 자녀를 둔 서울 강남구의 학부모는 “작년에도 오락가락하다가 결국 막판에 가서야 (의대 모집인원이) 1500명 정도 늘어 혼란스러웠는데, 올해도 반복되는 거 아니냐”며 “증원을 믿고 (지역인재전형을 위해) 지방으로 이사 가거나 고가의 입시 컨설팅을 받은 부모는 무슨 죄냐”고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모집정원이 달라지면 기존 입시 결과나 데이터 분석 자체가 사실상 무의미해진다”며 “입시는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이 중요한데, 수험생들이 각종 정치적 변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과도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의사·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메디스태프’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 경찰은 메디스태프 측이 커뮤니티에 올라온 명예훼손 게시글 등을 알면서 지우지 않거나 게시자를 보호해 ‘의료계 블랙리스트’ 사태를 방조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월 서울대, 인제대 등의 수업 복귀자 명단이 게재되고 있다며 메디스태프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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