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8개월째 의장 공석, 자리다툼…세번째 의장 선거날 잡은 울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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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회 의장 선거서 문제가 된 이중 기표 용지. 연합뉴스

울산시의회가 세 번째 후반기 의장 선거 날을 잡았다. 의원들 간 의장직 자리다툼과 법적 분쟁으로 인해 후반기 의회 개원 후 8개월이 지나도록 의장을 선출하지 못한 탓이다. 울산은 전국 광역의회 가운데 유일하게 의장이 없다.

울산시의회는 오는 20일 열리는 제254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의장 재선거를 한다고 13일 밝혔다. 현재 시의회는 국민의힘 19명, 더불어민주당 2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수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울산시당 의원총회를 통해 이성룡 의원을 의장 후보로 결정했다.

의장 공석 사태의 시작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민의힘 20명, 더불어민주당 2명으로 구성된 울산시의회는 후반기 첫 의장 선거를 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성룡 의원과 안수일 의원이 출마했다. 하지만 세 차례에 걸친 투표에서 모두 동수의 표(11대 11)를 받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 의원 이름 옆 기표란에 도장을 두 번 찍은 것처럼 보이는 용지가 발견됐다. 무효표 논란이 불거졌다. 울산시의회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했고, 해당 표는 '유효'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따라 울산시의회는 다선(多選) 의원인 이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무효표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안 의원 측이 울산시의회 선거 규정에 '같은 후보자 란에 2개 이상 기표가 된 것은 무효로 한다'는 조항을 찾아냈고, 법원에 울산시의회를 상대로 '의장 선출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선거 결과에 불복하면서 국민의힘도 탈당했다. 이에 대해 법원이 안 의원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고, 시의회 의장 공석 사태가 시작됐다. 안 의원은 '의장 선출결의 무효확인 소송'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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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회 본회의장. 사진 울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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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자리를 놓고 의원 간 갈등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중앙당은 '의장 공백 사태를 조기 수습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두 번째 의장 선거 날이 잡혔다. 그런데 이번엔 이성룡 의원과 같은 당 전반기 의장을 지낸 김기환 의원 간 자리다툼이 생겼다. 우여곡절 끝에 이 의원 출마로 정리했지만, 김 의원이 막판에 후보 등록을 하면서 결국 두 후보 모두 사퇴하는 것으로 결정, 두번째 선거가 무산됐다.

지난달 20일 앞서 안 의원 측이 제기한 '의장 선출결의 무효확인 소송'에 대해 법원은 "시의회 자체 선거 규정을 위반한 위법이 인정된다"며 의장 선출 결의는 취소했지만 (당시 선거에 나선 후보 중에) 누가 의장인지에 대한 판단은 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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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회에서 열린 본회의 모습. 사진 울산시의회.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의장 자리를 둘러싼 다툼으로 후반기 의정활동은 차질을 빚었다. 개원 후 한 달이 넘도록 본회의가 한 차례도 열리지 못했고, 후반기 임시회도 세 차례 이상 연기된 끝에 열리기도 했다. 의장 공석인 울산시의회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제1부의장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세번째 선거 날을 정한 현재도 갈등은 진행형이다. 앞서 의장 선출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안 의원은 “법원의 판단과 시의회 자문변호사들의 재선거 불가 의견에도 불구하고 다수당의 힘을 앞세워 선거를 강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원 판결에 따라 (자신으로) 의장 정정 선포를 즉시 해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이 재선거를 강행할 경우 선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추가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후반기 의장의 임기가 1년 4개월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재선거, 법적 분쟁 등이 예고된 데 대해 울산시민연대는 "장기간 공백을 초래한 것도 모자라, 마땅한 해결책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또다시 공전과 파행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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