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문제일 줄 몰랐다"는 테무…엉터리 태극기에, 개인정보 과잉 수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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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 직진출을 선언한 중국 대표 이커머스 업체 테무가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개인정보를 과잉 수집한다는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엉터리 태극기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엉터리 태극기 버젓이…“소비자 기만”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3일 소셜미디어(SNS)에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 등을 검색해보니 디자인이 잘못된 태극기 상품이 다수 발견됐다”라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조처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적었다. 건곤감리가 두 줄로 잘못 그려진 태극기가 상당수 검색됐다는 것이다. 이탈리와 국가 문양이 새겨진 티셔츠, 일본 국화 벚꽃을 배경으로 한 태극기도 있었다.
서 교수는 “세계인들이 많이 찾는 쇼핑 플랫폼에서 한 나라의 국기를 검색하는데 엉터리 디자인을 방치하고 제재를 안 하는 건 그 나라의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나라 소비자를 대상으로 장사하는 글로벌 기업이라면 그 나라의 ‘상징물’에 대해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최소한의 비지니스 예의”라고도 저격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13일 SNS에 올린 게시물. 사진 페이스북 캡처
과한 정보 수집, 유출 우려 계속
테무가 수집하는 개인 정보를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테무는 한국 오픈마켓 직진출을 선언하고 셀러(판매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요구하는 정보가 국내 업계 통상적 수준을 넘어서서다. 입점 셀러들에게 ‘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여권이나 운전면허증 등 정부 발급 신분증 사진을 촬영해 얼굴 정보를 제공하라고 요구한 것. 검증 명목으로 이를 제3자에게 전달한다고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13일 테무 측은 “해당 방식을 중단하고 현지 업계 관행에 부합하는 적절한 인증 방식을 검토 중”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테무 관계자는 이와 관련, “중국은 외국인 입국 시에 얼굴 정보를 요청한다”라며 “문제가 될 거라 예측을 못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판매자의 ▶장치 데이터 ▶서비스 사용 정보 ▶위치 데이터 등을 수집한다고 안내하고 있는데 이 역시 상식적이지 않다는 게 국내 업계 주장이다. 장치 데이터는 기기 모델, 운영 시스템 등의 정보이며 서비스 사용 정보엔 조회한 페이지나 페이지에 머문 시간 등이 포함된다. 위치 데이터인 인터넷프로토콜 (IP) 주소도 수집한다. 테무 측은 수집목적으로 “당사 서비스에 대한 경험을 향상하고 다른 목적을 지원하기 위해”라고 적시했다.

테무(Temu). 중앙포토
국내 대표 이커머스인 쿠팡이 판매자에게 수집하는 필수 정보는 아이디·이름·e메일·휴대폰 번호·비밀번호 등이다. 해외 셀러라면 연락처 증빙 서류나 신분증명서(여권 외 신분증 사본, 만료일), 계좌 정보를 추가한다. 쿠팡 관계자는 “해외 판매자는 필터링이 더 필요해 추가로 정보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테무는 소비자 정보 관련해서도 최근 주소나 전화번호, e메일 등 정보를 6개국 27개 기업에 이전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해 논란이 일었다. 이런 정보는 국내 이커머스를 이용할 때도 일반적으로 위탁되는 항목이라는 게 업계 얘기지만 C커머스 업체의 정보 관리 부실 이력이 불안을 키웠다.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해 7월 알리에 대해 개인정보 이전 국가와 정보 수령인 정보를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며 과징금 19억7800만원을 부과했다. 테무에 대해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신규 사업자가 들어오는 건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 반길 일”이라면서도 “한국 시장의 규제나 상도의란 게 있는데 이를 간과하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사업자들은 개인 정보 수집 관련 사전에 약관 심사를 받는다”라며 “관계 당국이 이런 심사를 했는데도 걸러지지 않았다면 더 큰 문제이고 심사를 안 받았다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가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테무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784만명으로 쿠팡(3320만명)과 알리익스프레스(874만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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