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車 7대 추돌 뺑소니 50대 커플…음주 증거 들이대자 결국 시인
-
1회 연결
본문

대전 아파트 음주 뺑소니 사고 차량. 연합뉴스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7대를 들이받고 달아난 뒤 자수한 50대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9단독(부장 고영식)은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53)와 동승자 B씨에게 각각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20시간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2021년부터 연인관계를 이어오던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1일 오전 2시쯤 대전 서구 정림동 한 아파트 야외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7대를 들이받은 후 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사고 발생 38시간 만인 다음 날 오후 4시쯤 대전서부경찰서로 출석해 조사받았지만 음주 사실은 부인했다. A씨는 "말다툼 끝에 화가 나서 실수로 차량 가속페달을 밟았다"며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음식점 탐문수사와 신용카드 영수증을 통해 이들이 사고 직전 2차로 들린 곳에서 A씨가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확인해 증거로 제시했고, A씨는 그제야 "맥주 2잔만 마셨다"고 시인했다.
경찰은 이들이 당시 최소 면허정지 수준의 음주 상태였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위드마크(Widmark) 추산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A씨에게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경찰에 출석했을 당시 이들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검출되지 않아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할 수 있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결국 A씨와 B씨는 음주운전 혐의 없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두 사람이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허위 진술했고, B씨가 이에 동조하며 범인 도피를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을 했으면서 숨기려 도주하고, B씨는 이를 방조하고 허위 진술하는 등 경위와 수법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범인 도피 범행은 국가 형사기능을 해하는 행위"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