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빠 육휴 의무 있는 기업 단 4%…저출산에도 韓 기업 '인구 경영&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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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6일 인천 미추홀구 아인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생아들을 보살피고 있다. 뉴시스

저출산에 따른 인구 위기에도 한국 기업들의 대응 수준이 50점대에 그친다는 평가가 나왔다.

비영리 민간 인구정책 연구기관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한미연)은 '2025 인구경영 우수기업 기초평가' 결과 기업 인구 위기 대응 수준이 100점 만점에 52.2점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평가는 지난 1월 기준 제삼자 검증이 완료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 가운데 자산 규모 상위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평과 결과 기업들의 인구 위기 대응 평균 점수는 52.2점으로 전년(50.1점)보다 2.1점 올랐다. 평가 영역별로 보면 ▶일·가정 양립 지원 73.3점 ▶지역사회 기여 38.7점 ▶출산 장려 기업문화 조성 52.9점 ▶출산·양육 지원 46.7점이었다.

평가 영역 내 17개 평가 지표 가운데 12개 지표는 전년 대비 상승했다.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지표는 '기혼여성·임신부 차별 금지 정책 보유'(21.3점)와 '지방 소멸 대응 정책·제도 운영'(17점)이었다. 반면 '배우자 출산휴가 제도 운영' '직장 내 어린이집 운영' 지표는 각각 6.5점, 2.3점 떨어졌다. 하락한 지표들은 출산·양육 지원 관련 핵심 지표라고 한미연은 설명했다.

평가 대상 기업 가운데 남성 임직원 의무 육아휴직 제도를 운용하는 곳은 전체 4%인 12곳에 불과했다. 12곳 가운데 9곳(75%)은 롯데그룹 계열사였다. 연구원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육아 책임이 여성에게 편중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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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2025 인구경영 우수기업 기초평가' 인포그래픽. 사진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직장 내 어린이집 운영 비율은 전년 70.3%에서 올해 68.3%로 2%포인트 줄었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 500명 또는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은 직장 어린이집 설치 의무가 있다.

이런 의무가 있는 249개 기업 가운데 55개(24%)는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 어린이집 설치·운영에 드는 비용이 의무 불이행에 따른 과태료(최대 연간 1억원)보다 크기 때문으로 연구원은 분석했다. 다만 롯데캐피탈·두산퓨얼셀·카카오게임즈와 같은 10개 기업은 설치 의무가 없으나 직장 어린이집을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20대 우수 인구 위기 대응 기업' 중 최고점(80.8점)을 받은 기업은 KB국민카드였다. KB국민은행(79.8점), 롯데정밀화학·롯데케미칼·삼성생명(76.9점), KB금융·삼성SDI·삼성에스디에스·삼성전기·삼성전자·케이티앤지(75.0점)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산업별로 보면 정보통신업(60.5점), 도매 및 소매업(58.3점), 전자 기계 및 장비 제조업(58.1점) 순으로 평균 점수가 높았다. 건설 및 부동산업(46.4점)처럼 여성 임직원 비율이 낮거나 증권 및 기타 금융 서비스업(50.0점)과 같이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산업은 점수가 낮았다.

유혜정 한미연 인구연구센터장은 "기업들이 인구 위기를 기업의 생존 문제로 인식하고 가족 친화적 문화 확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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