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동에 서울광장 크기의 '도심 숲' 제안한 현대차 G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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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지을 예정인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에 대규모 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방안을 서울시에 제시했다. 초고층 랜드마크 건물 대신 시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10년 넘게 끌어온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19일 현대차그룹은 개방형 녹지 공간 등이 포함된 GBC 개발계획 제안서를 지난달 서울시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제안서에 따르면 GBC는 242m 동일한 높이의 54층 타워 3개 동과 전시장·공연장 등이 들어선 저층부 2개 동으로 조성된다. 단지 중앙에는 서울광장(1만3200㎡)보다 약간 더 큰 1만4000㎡(약 4235평) 규모의 숲을 조성한다. 민간이 개발한 복합단지 내 녹지공간 중에선 국내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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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공개한 GBC 조감도. 단지 내 축구장 2배 크기의 시민 친화적 녹지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주변 지역과의 조화로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최신 트렌드인 유연하고 수평적인 공간 배치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숲은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GITC) 지상 광장과 인접할 예정이며, 은행나무 단일 수종으로 군락이 형성될 예정이다. 은행나무는 서울시의 시목(市木, 상징 나무)이다.

현대차그룹의 녹지 조성 계획은 GBC 설계 변경에 대한 서울시와의 협상 카드 성격이 짙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2014년 GBC 부지를 매입하고 2019년 105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과 저층 4개 동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2020년부터 공사가 시작됐으나 공사비와 원자재비가 크게 오르며 초고층 건물의 경제성이 떨어졌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이를 54층 3개동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는데, 서울시는 ‘GBC 설계를 변경하려면 공공 기여(기부채납) 관련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고층 빌딩 설계에 따라 받았던 인센티브(토지용도 변경·용적률 완화 등)를 변경된 설계안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제안에 대해 서울시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김창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현대차그룹의 설계 변경안에 대해 도심 내 숲 조성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서울시와 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도 3월 중에 서울시와의 협상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GBC는 미래 지향적 디자인과 지속가능성 및 공공성이 한층 강화된 대한민국의 대표 랜드마크로 건립될 예정”이라며 “GBC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서울시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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