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쟁 재개 네타냐후 "공습은 시작일 뿐, 이제 전투하며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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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8일 영상 연설을 통해 이날 이뤄진 가자지구 공습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18일 새벽 가자지구 공습으로 400명이 넘게 숨진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는 시작일 뿐”이라며 사실상 전쟁 재개를 선언했다. 공습에 이어 지상군을 가자지구로 재투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돕는 예멘의 후티 반군 근거지를 폭격하며 이스라엘 지원 의사를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은 더 강한 무력을 사용해 하마스를 상대할 것”이라며 “이제부터 (휴전) 협상은 오직 전투 속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4시간 동안 하마스는 우리에게 타격을 당했다”며 “이는 시작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이날 새벽 가자지구 수백 곳을 공습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최소 413명이 숨지고 66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어린이 170명, 여성 80명이 포함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와의 휴전 연장 협상 교착을 공격 재개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는 “지난 몇 주간 우리는 인질을 귀환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며 “휴전을 몇 주간 연장하고, 대표단을 파견하고, 중재자들과 제안을 나누고,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의 제안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지만 하마스는 모든 제안을 계속 거부했다”며 “우리는 다시 싸우러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 탱크가 18일 가자지구 북부에 진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쓸 다음 카드는 지상군 투입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베이트하눈, 칸유니스 등 가자지구 외곽 지역의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리며 추가 군사작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하마스를 압박해 협상에서 유리한 국면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2는 “이스라엘 정부는 지상전 재개 옵션을 테이블 위에 두고 있다”며 “하마스가 협상에서 유연성을 보이지 않으면 군사작전을 더 확대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공격 재개, 네타냐후 정치 위기 타개책?

1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시민들이 전쟁 종식과 조속한 인질 구출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총리직 상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공격을 벌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네타냐후는 지난 1월 하마스와 휴전협정을 맺은 후 극우정당의 반발로 연정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며 “정치적 생존을 위해 이번 공습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휴전 협정에 항의해 연정을 탈퇴했던 극우 정당 ‘유대인의 힘’은 이날 이스라엘의 공격 재개 후 연정에 복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네타냐후 총리가 정보기관 신베트의 로넨바르 국장을 지난 16일 해임한 후 커진 반발 여론을 무마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바르 국장은 인질 석방을 위해 하마스를 공격하기보다 협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해 네타냐후 총리와 갈등을 빚어왔다.
미국은 네타냐후 총리에 힘을 실어줬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백악관은 이번 가자 공습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협의했다”며 “하마스, 후티, 이란 등 이스라엘이나 미국을 테러하려는 모든 이들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며 지옥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군은 이날 후티 반군 근거지인 예멘 수도 사나와 북서부 사다, 항구도시 호데이다 등을 폭격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 우려

18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한 여성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공격 재개에 국제사회는 우려를 표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휴전이 존중되고 남은 인질이 무조건 석방될 것을 강력히 호소한다”는 입장을 냈다. 휴전 중재국 이집트는 “모든 당사자가 자제력을 발휘해야 하고 중재자들이 영구적 휴전 달성을 위한 노력을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고, 카타르는 이스라엘을 향해 “확전 정책이 중동에 불을 붙여 역내 안보와 안정을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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