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8일 일정이 9개월 될 줄은…우주 미아 될 뻔한 우주인들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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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푸른 미국 플로리다 탤러해시 앞바다 위로 18일(현지시간) 오후 6시께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 ‘드래곤 캡슐’이 모습을 드러냈다. 곧 4개의 거대한 낙하산을 펼친 드래곤 캡슐은 부드럽게 해상에 착수했다. 이날 오전 1시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떠나온지 17시간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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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해안의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지구로 돌아온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 및 다른 두 명의 우주비행사가 탑승한 드래곤 캡슐이 낙하산을 타고 추락하기 전에 하강하고 있는 모습. 사진 NASA

우주선엔 약 9개월여 만에 지구로 귀환하는 우주비행사 수니 윌리엄스(59)와 부치 윌모어(62) 등 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예인선에 인양된 후 약 한 시간만에 캡슐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윌리엄스와 윌모어는 환하게 웃으며 엄지를 들어보였다. 이 장면은 미 항공우주국(NASA)을 통해 전세계로 생중계됐다.

두 사람 모두 퇴역 해군 출신으로 베테랑 우주비행사인 윌리엄스와 월모어는 원래는 지난해 6월 ‘스타라이너 캡슐’을 타고 ISS로 출발했다. 미국 보잉이 개발한 유인우주선 스타라이너가 첫 시험 비행 발사에 성공한 것이었다. 이들은 약 8일 뒤 스타라이너 캡슐을 타고 귀환할 예정이었으나 이후 방향 조정 엔진 등에서 결함이 보고되면서 귀환이 늦춰졌다. 결국 NASA는 스페이스X의 드래곤 캡슐을 통해 두 사람을 데려오기로 결정하고, 스타라이너 캡슐은 무인 상태로 귀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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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5일(현지시간) NASA 우주비행사 수니 윌리엄스(왼쪽)와 부치 윌모어가 미국 보잉의 스타라이너를 타고 우주로 출발하기 직전 모습. AP=연합뉴스

이때부터 ISS에 발이 묶였지만 두 사람은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윌모어는 이달 ISS 브리핑에서 “짧게 머물 계획이었지만 오래 머물 준비도 했다”며 “그것이 바로 유인 시험비행 프로그램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역시 “우리는 우주에 있기 때문에 매일매일이 흥미롭고 매우 즐겁다”면서도 “가족들에게는 롤러코스터 같은 경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틀 전인 16일 이들을 귀환시키기 위한 드래곤 캡슐이 ISS에 도착하면서 두 사람은 마침내 286일만에 지구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한때 두 사람의 귀환 문제는 정치적 논쟁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1월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이들이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사실상 버려졌다”는 글을 올렸다. 스페이스X·테슬라를 소유한 일론 머스크 역시 비슷한 시기에 바이든 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이들을 일찍 귀환시키자는 제안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NASA 측은 이를 부인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이러한 발언을 하기 전부터 귀환을 검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드래곤 캡슐이 지구에 도착한 직후 엑스(X)에 “트럼프 대통령은 9개월 동안 우주에 발이 묶인 비행사들을 구출하겠다는 약속을 했었다”며 “약속은 지켜졌다”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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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13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 당시 NASA 우주비행사 수니 윌리엄스와 부치 윌모어의 모습. 사진 NASA

AP 통신에 따르면 윌리엄스는 이번 귀환으로 총 9차례에 걸쳐 총 62시간의 우주 유영을 달성하면서 역대 여성 우주 비행사로는 최장 우주 유영 기록을 세웠다. 가장 긴 우주 비행 기록은 총 371일간 우주에 머물렀던 NASA 소속 프랭크 루비오가 갖고 있다. 그는 2022년 9월 6개월 예정으로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ISS에 갔다가 우주선이 운석에 부딪혀 냉각수가 유출되는 사고로 약 1년여 뒤 귀환할 수 있었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빠르면 오는 7월에 다음 유인 우주선을 보낼 예정으로 알려졌다. AP는 “스타라이너가 아직 엔지니어링 조사를 받고 있다”며 “NASA가 이번 임무 이후 우주비행사를 스페이스X 또는 보잉 중 어느 쪽이 수송할지 여름까지 결정해야 하며, 보잉이 다시 사람을 태우기 전에 화물을 운송하며 신뢰성을 입증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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