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19일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해 경영개선권고를 부과했다.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면서 부실자산 처분 등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페퍼·우리·솔브레인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했다.

19일 성남시 분당구 상상인저축은행 분당본점의 모습. 뉴스1

이날 금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경영개선권고는 적기시정조치 중 가장 낮은 단계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0.5%다. 규제비율은 8%를 상회하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과정에서 세부 건전성 지표가 악화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18.7%,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6.9%로, 업권 평균(8.52%‧10.66%)보다 높다. 금융위는 건전성 지표 개선을 위한 부실자산 처분, 자본금 증액, 이익배당 제한 등을 권고했다. 영업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경영 상태가 개선될 경우 6개월의 조치 이행 기간이 지나지 않더라도 경경개선권고를 조기 종료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지난해 라온‧안국저축은행에 경영개선권고가 부과된 적 있지만, 중소형 저축은행에 한정돼 시장 영향이 크지 않았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자산 규모가 업계 10위에 해당하는 대형사인 만큼 파장이 커질 수 있다. 다만 금융위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 때와 달리 시장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경영개선권고는 연체자산 정리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건전 경영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업계의 구조조정은 가속화할 예정이다. OK금융그룹은 상상인, 페퍼저축은행 등에 대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해선 실사를 마무리한 뒤 가격을 협상하고 있는 단계고, 페퍼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인수 실사를 진행 중이다. 대형 저축은행이 규모가 작은 업체를 합병하는 식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