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하룻밤 女3명 강간한 아들 둔 엄마"…김선영 괴롭힌 &a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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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을 하염없이 보고 또 보고 있습니다.”
배우 김선영(48)이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아 다시 연극 무대에 선다. 2018년 ‘낫심’ 이후 7년 만이다.

배우 김선영(오른쪽), 최자운이 19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에서 국립극단 연극 '그의 어머니' 연습 장면을 공개하고 있다. 김선영은 이 작품으로 7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 연합뉴스
19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내 극립극단 연습실에 만난 김선영은 “연극은 문학이고. 대본에 답이 있다”며 “이 여자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답을 모르니 계속 공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선영을 괴롭힌 ‘이 여자’는 연극 ‘그의 어머니’의 주인공 ‘브렌다’다. 국립국단의 올해 ‘해외 우수 초연작’인 ‘그의 어머니’는 영국 극작가 에반 플레이시의 작품으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아들을 마주한 어머니의 맹목적인 모성애를 그렸다. 2010년 초연 후 캐나다 극작가상, 영국 크로스 어워드 신작 희곡상 등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자신이 연기하는 브렌다에 대해 “하룻밤에 여자 3명을 강간한 미성년 아들을 둔 소위 ‘잘 나가는’ 엄마”라고 소개하며 “저도 엄마지만 이런 상황을 맞이했을 때 죄책감과 연민,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은 마음, 억울함 등 얼마나 복잡한 마음이 들지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영은 이어 “호감이 갈 수 없는 역할이지만 그냥 악역이면 재미가 없지 않나”라며 “‘당신이 저 상황이면 크게 다를 수 있을까’라는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하기 때문에 배역을 깊이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995년 연극 ‘연극이 끝난 후에’로 데뷔한 김선영은 최근 몇 년 사이 드라마와 영화에 연이어 출연해 ‘연기 잘하는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2023년 대종상 여우조연상을. 영화 ‘세자매’로는 2021년 백술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조연상,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등 7개의 상을 받았다. 드라마에서도 ‘사랑의 불시착’ 으로 2020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조연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어머니'로 7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김선영. 사진 국립극단
하지만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는 동안에도 연극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극단 ‘나베’를 이끌며 연극 ‘더 시걸’ 등을 제작했다. 오랜만에 배우로 연극 무대에 서는 이유에 대해 그는 “공부할 때가 됐다”고 했다. “촬영은 굉장히 순간적이고 잘 찍어 놓으면 끝”이라며 “반면 연극은 반복해서 ‘베스트’를 뽑아 내야하고 단단하게 인물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극 복귀작으로 이 작품을 정한 데 대해선 “대본이 좋기도 하고 무대 위에서 꼭 하고 싶은 것도 있었다”라며 “꼭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여기서 말하면 ‘스포일러’가 된다”고 웃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연출을 맡은 극단 산수유 대표 류주연(54)이다. 연극 ‘기묘여행’으로 2011년 동아연극상 신인 연출상을, ‘12인의 성난 사람들’로 2017년 이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류 대표가 ‘그의 어머니’ 연출을 맡았다. 둘은 지난 2017년 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 에서도 연출과 배우로 호흡을 맞추는 등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류주연 연출은 “난처하고 긍정도 부정도 하기 힘든 가해자 부모의 심리를 파헤치는 건 흥미로운 일“이라며“그렇다고 가해자에게만 집중한 작품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김선영에 대해선 “이성과 감성을 균형 있게 겸비한 배우”라며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니 엄청난 노력형 배우라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평가했다.
‘그의 어머니’는 다음 달 2일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려 같은 달 19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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