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눈 뜨자마자 SNS∙숏폼…당신, 이 호르몬의 노예입니다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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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홍수에서 올바른 건강 정보를 가려내기가 어려운 시대다. 책은 여전히 많은 이가 신뢰하는 지식의 창고다. 깊은 통찰력을 지닌 저자의 지혜는 건강한 삶의 멘토로 삼기에 손색없다. ‘북픽헬스’에선 책과 저자에게서 얻은 유용한 정보를 공유해 진정한 웰빙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안내한다.

출처: GettyImagesBank
“이 영상 봐봐, 도파민 터진다” “난 이미 도파민 노예라 긴 영상 못 봄” “과제 하다가 도파민 충전 좀 하려고 겜 켬”.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도파민’은 일상용어다. 도파민이 뇌에서 보상과 동기부여에 관여한다는 점이 대중적으로 알려지면서 인터넷 밈의 단골 소재가 됐고, 자극과 쾌락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정작 도파민이 무엇이고, 몸 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진 잘 알지 못한다.
『도파민 밸런스』(부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숏폼, 음식, 쇼핑, 도박처럼 특정 행위나 물질에 대한 집착과 의존, 과사용과 같은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 도파민 균형을 되찾는 방법을 의학적인 관점에서 풀어낸다. 도파민은 뇌에서 신경계를 타고 수용체에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이자 내분비샘에서 분비돼 각 기관과 세포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이다.
현대인이 도파민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도파민이 동기부여와 성취감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파민은 두 얼굴을 가졌다. 지나치면 특정 활동·물질을 중독적으로 갈망하는 증상을 보인다. 이것이 반복될수록 쾌감의 정도는 계속 감소하고, 그러다 도파민 기준선이 낮아지면서 동기부여, 집중력, 명료성이 전반적으로 떨어진다. 종국엔 도파민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해 악순환에 빠지고 만다.

이런 도파민 중독·붕괴 상황에 이르지 않으려면 일상에서 자극을 줄이고 건강한 보상법을 찾아야 한다. 도파민의 균형을 되찾아 뇌의 건강한 보상 시스템을 되돌리는 ‘도파민 디톡스’다. 저자인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는 “도파민 디톡스는 단순히 도파민을 유발하는 자극을 끊거나 줄이는 게 목표가 아니다”며 “도파민 중독으로 불안정해진 뇌 속 도파민 수용체의 균형을 되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설명했다.
일지 작성해 감정 변화와 성취 확인
저자가 권하는 도파민 디톡스는 총 3단계다. 1단계는 중독 행위 인지하기다. 내가 무엇에 의존하고 있는지, 내 일상을 위협하는 도파민 중독 증상은 뭔지 스스로 파악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중독 행위의 원인을 찾은 다음,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달성한 순간을 상상해 본다. 2단계는 방해 요소 멀리하기다. 이땐 앞서 인지한 문제 행동으로부터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는 휴식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정에선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전환하는 생각의 기술이 요구된다. 어떤 상황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 기록해 스스로 행동 패턴을 이해하는 것도 도움된다.
3단계는 노력에 대한 보상받기다. 절제의 시간을 잘 견딘 이들에게 보상은 뇌의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더 큰 목표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개인의 필요와 취향, 성향에 따라 보상의 형태와 크기를 정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고 긍정적인 행동 변화 를 끌어낸다. 도파민 디톡스를 실천할 땐 일지를 쓰면 좋다.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감정 변화와 성취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한다.
저자와의 북토크

『도파민 밸런스』의 저자 강남세브란스병원 안철우 교수.
-디톡스 기간을 얼마로 잡아야 하나.
“도파민 수용체의 회복 기간은 최소 2주에서 13주(약 90일) 정도로 보고된다. 따라서 도파민 디톡스 기간 역시 개인별 중독 정도와 생활 방식을 고려해 단기(2주), 중기(1개월), 장기(3개월 이상) 코스로 설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처음부터 장기 코스에 도전하기보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점진적으로 기간을 늘려 갈 것을 권한다.”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건 뭔가.
“환자 사례를 떠올려 보면 중독의 대상이 뭔지 파악하는 1단계를 가장 어려워한다. 늘 일상적으로 해왔던 루틴이 오히려 나를 괴롭히는 대상이었단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시작이 반이라고 중독의 대상과 그 정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만 있다면 디톡스 결과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본다.”
-3단계를 완료하면 끝인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세상엔 다양한 자극이 있어 언제나 중독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유혹을 원천 차단할 수 없다면 자기 통제력을 회복하기 위한 긍정적인 대체 활동을 꾸준히 습관화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삶의 균형을 찾는 데에는 운동, 식사, 수면,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다.”
-초심자를 위한 조언은.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다. 작심삼일이란 말이 틀린 게 아니다. 호르몬은 한 번 나오면 보통 2박 3일 정도 간다. 호르몬 자체가 화학물질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무너질 때마다 신발 끈을 고쳐 매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으면 좋겠다. 도파민 균형을 회복하면 호르몬에 지배되지 않고 주인인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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