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연장전 공 위에 앉은 무당벌레, 우승 징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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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가 LPGA 투어 포드 챔피언십에서 연장 끝에 우승한 뒤 동료들의 샴페인 세례를 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볼 위로 갑자기 무당벌레가 날아와 앉았어요. 달아나기를 기다렸는데, 생각해보니 행운의 징조였네요.”

김효주(30)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7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김효주는 지난 3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월윈드 골프클럽에서 열린 포드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9개와 보기 1개로 8타를 줄였다. 릴리아 부(28·미국)와 최종합계 22언더파 공동선두로 정규 홀을 마친 김효주는 18번 홀(파4)에서 펼쳐진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부는 파를 기록했다. 시즌 첫 승이자 2023년 10월 볼런티어스오브 아메리카 이후 1년 5개월 만에 정상에 오른 김효주는 우승 상금 33만7500달러(약 4억9000만원)를 받았다. 올해 한국 선수로는 개막전 김아림(30)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이다.

부에 4타 뒤진 14언더파 공동 5위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김효주는 전반에만 버디 5개를 잡아냈다. 후반에도 10번 홀(파3)과 11번 홀(파4) 연속 버디로 중간합계 21언더파 단독선두가 됐다. 이날 유일한 보기는 12번 홀(파5)에서 나왔다. 세컨드 샷이 그린 옆 물가로 빠진 것. 흐름이 끊긴 탓에 14번 홀(파4)과 15번 홀(파3)에서 연달아 버디 기회를 맞았지만, 퍼트가 컵을 연거푸 비껴갔다. 한때 공동선두가 4명이나 되는 등 경기가 혼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김효주는 16번 홀(파4) 버디로 이 혼전에 뛰어들었다. 프린지에서 퍼터를 잡아 1타를 줄였다. 이어 17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22언더파 단독선두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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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챔피언십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김효주. 투어 통산 7번째 우승이다. [AFP=연합뉴스]

김효주는 18번 홀을 파로 마무리한 뒤 클럽하우스 리더로 남은 경기를 지켜봤다. 그런데 부가 후반에만 3타를 줄이면서 공동선두가 된 것. 김효주와 부의 연장전이 확정됐다. 해가 저무는 18번 홀에서 치러진 두 사람의 연장 승부는 그린에서 갈렸다. 부의 다소 긴 버디 퍼트는 컵을 외면했지만, 완벽한 웨지샷으로 핀 1.5m에 공을 떨군 김효주는 버디를 잡으며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연장전에선 이채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웨지샷을 앞둔 김효주의 공 위로 무당벌레가 날아와 앉았다. 무당벌레는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무당벌레가 날아가기를 한참 기다린 김효주에게 돌아온 건 동료들의 우승 축하 샴페인 세례였다. 김효주는 “서둘러 치려다가 무당벌레가 날아가기를 기다린 게 행운으로 이어졌다”며 “내가 아직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사실 마지막 우승이 오래돼 스트레스가 컸는데 이제 마음이 가벼워졌다. 오늘 우승이 한국 선수들의 상승세에도 기폭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니어 시절 ‘골프 천재 소녀’로 불렸던 김효주는 고교 2학년이던 201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승을 올리며 본격적인 투어 선수 길에 들어섰다. 2014년에는 KLPGA 투어 5승을 기록했고, 9월에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깜짝’ 우승해 LPGA 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사실 그는 비거리를 많이 내는 유형은 아니다. 부드러운 스윙으로 정확하게 페어웨이와 그린을 공략한다. 2015년부터 활약한 LPGA 투어에서 우승 트로피 7개를 거머쥔 비결이다. 김효주도 시간의 흐름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30대가 되면서 유연성 부족을 절감했다. 최근에는 요가를 통해 이를 보완했다. 줄어든 비거리를 만회하려고 지난겨울 전지훈련 기간에 드로우 구질을 익혔다. 드라이버와 아이언 샤프트도 가벼운 제품으로 바꿔 스윙 부담을 줄였다.

이미향(32)이 18언더파 공동 6위로 선전했고, 김아림은 16언더파 공동 13위에 올랐다. 루키 윤이나(22)는 14언더파 공동 22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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