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후 “곧 대선 일정이 시작됨에 따라 7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발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도부는 비대위에서 개헌 관련 입장도 낼 예정이다.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입을 꾹 다문 채 말없이 의총장을 떠났다.

의총에 앞서 지도부는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대선까지) 시간이 많지 않아 속도감 있게 논의하자는데 동의했다”며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하면 빨리 탈피해 대선 국면으로 큰 틀의 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여러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도층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는 의견이 여럿 있었다”고 덧붙였다. 회의에 참석한 안철수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만약 대통령이 되면 국회의 압도적 의석과 더해 두 가지 권력을 동시에 가지는 것”이라며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찬탄파’ 의원을 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내홍도 격화했다. 국민의힘 의원 텔레그렘 단체방에서는 김상욱 의원을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김 의원이 윤 전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4일을 “민주주의 기념일, 국경일로 제정하자”고 제안한 것을 두고서다. 박성민 의원은 “자중이 안 되면 탈당하라”고 했고, 김기현 의원도 “정의로운 척은 혼자 다 한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은 “비판보다 포용력이 보수의 가치”라는 취지로 반박에 나섰다. 이날 의총에서도 김 의원에 대한 징계가 논의됐지만 지도부에 일임하는 걸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둘러싼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6선 조경태 의원은 이날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두고 “헌법을 위반한 분이 무슨 할 말이 있다고 메시지를 내냐”며 “빨리 당을 나가든지 반성하고 국민한테 사죄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윤 전 대통령 탈당 요구에 대해 “대통령이 입장을 내실 거고 대통령한테 시간을 드리는 게 기본적인 예의”라며 “대통령이 파면당했다고 절연하자는 ‘뺄셈 정치’는 정치가 아니다”라고 맞섰다.

윤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지도부 사퇴도 강력히 요구했다. 윤 의원은 “지금까지 흘러간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 당원들의 걱정과 비난이 쇄도하다”며 “당 지도부에 대한 교체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 대변인은 “일부 그런 의견이 있었지만, 전체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현재 지도부가 앞으로 남은 대선 일정까지 수행해 달라는 의미에서 재신임을 박수로 추인했다”고 했다.

당내에선 “어차피 질 대선”이라는 무력감도 팽배하다. 한 초선 의원은 “우리 손으로 200석 이상 탄핵소추안을 가결해놓고 이제 와 후보를 내서 이기겠다는 건 모순”이라며 “아예 후보를 내지 않는 무공천이 파면된 대통령 후보를 낸 당으로서 책임지는 길”이라고 말했다. 찬탄파로 분류되는 의원은 “탄핵을 하는 것도 당이 책임지는 방법 중 하나였다”며 “앞으로는 계엄과 탄핵의 늪에서 빠져나와 뼈를 깎는 쇄신만이 살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