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펭귄도 뿔났다…그들만의 섬에 떨어진 관세폭탄, 조롱 밈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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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일(현지시간) 10%의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남극 인근의 호주령 외딴섬인 허드 맥도널드 제도도 대상에 포함시켰다. 허드 맥도널드 제도는 사람이 살지 않고 펭귄들만 서식하는 무인도여서 온라인상에서 이를 조롱하는 밈이 속출하고 있다. 펭귄들이 프랑스어로 'No tarifs'(관세 반대)라고 적힌 패널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듯한 모습이 담긴 가상의 사진. 사진 엑스(X) 캡처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일 10%의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남극 인근의 호주령 외딴섬인 허드 맥도널드 제도도 대상에 포함시킨 것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각종 조롱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트)이 속출하고 있다. 허드 맥도널드 제도는 사람이 살지 않고 펭귄들만 서식하는 곳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관세 폭탄이 '무인도'에 까지 떨어진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소셜미디어(SNS) 이용자들은 이 같은 내용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꼬는 밈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인 이언 브레머 정치경제리스크 컨설팅기업 유라시아그룹 대표는 지난 3일 머스크가 소유하고 있는 엑스(X)에 "트럼프의 10% 관세에 항의해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면서 허드 맥도널드 제도에 전례가 없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가 공유한 사진은 펭귄들이 어딘가에 가득 들어찬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일 10%의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남극 인근의 호주령 외딴섬인 허드 맥도널드 제도도 대상에 포함시킨 것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각종 조롱 밈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 엑스(X) 캡처
다른 엑스 이용자는 지난 4일 펭귄 한 마리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 JD 밴스 부통령과 만나고 있는 듯한 사진을 올렸다. 펭귄은 무언가 말을 하고 있고 트럼프와 밴스는 단호한 표정으로 손사래를 치고 있다.
엑스 이용자는 이 사진을 두고, 펭귄이 "그런데 우리는 당신들 나라(미국)와 무역을 하지 않아요"라고 항의하자 두 사람이 "입 다물어, 펭귄아. 너 고맙다고 했니? 우리는 너희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 미국의 애국자들을 이용하는 데 지쳤어!"라면서 꾸짖는 장면이라고 적었다.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밴스 부통령이 "고마움을 모른다"고 비난한 일을 빗대 조롱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일 10%의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남극 인근의 호주령 외딴섬인 허드 맥도널드 제도도 대상에 포함시킨 것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각종 조롱 밈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 엑스(X) 캡처
이번에 10% 상호관세 대상에 포함된 허드 맥도널드 제도는 호주 서부 해안도시 퍼스에서 남서쪽으로 3200㎞나 떨어져 있다. 퍼스에서 배를 타고 일주일 이상 가야 닿을 수 있고, 대부분 빙하로 뒤덮여 있는 등 환경도 척박해 펭귄만 살고 있는 무인도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희귀한 섬이란 점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도 등재됐다.
그런데 BBC에 따르면 세계은행(WB)의 수출 자료에 허드 맥도널드 제도와 미국 간 무역 기록이 있었다. 지난 2022년 미국이 섬에서 이름 없는 회사의 기계 및 전기제품을 140만 달러(약 20억원)가량 수입한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가디언은 "선적물이 실제 출발지가 아니라 허드 맥도널드 제도에서 온 것으로 잘못 표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번 사례는 지구상 어느 곳도 관세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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