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머스크 "멍청이", 나바로 "조립업자"…관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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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상호관세로 글로벌 경제에 대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 사이에서도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X(옛 트위터)를 통해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을 겨냥해 “진짜 멍청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머스크는 “나바로는 벽돌 자루(a sack of bricks)보다도 멍청하다”며 “테슬라는 가장 미국산인 차(the most American-made cars)”라고 했다.

미국 정부효율부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EPA=연합뉴스
이는 나바로가 전날 CNBC방송에서 머스크를 두고 “자동차 제조업자가 아니라 자동차 조립업자(car assembler)”라며 “배터리는 중국과 일본에서 오고, 전자부품은 대만에서 온다”고 조롱한 것에 대한 맞대응이었다.
머스크는 “어떤 정의로든 테슬라는 미국에서 가장 수직적으로 통합된 자동차 제조업체로 미국산 비율이 가장 높다”며 “나바로는 자신이 만들어낸 가짜 전문가인 론 바라에게 물어봐야 한다”고도 했다. 론 바라는 과거 나바로가 여러 저서에서 자신의 관세 이론 등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용한 전문가로, 2019년 가상 인물로 밝혀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두 핵심 인사들 간 설전은 관세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5일 머스크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와의 화상 대화에서 “미국과 유럽이 무관세에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튿날 나바로는 “머스크는 (상호관세를) 이해하지 못 하고 있다. 머스크에겐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비판에 나섰다. 이에 머스크는 다시 “(나바로가)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건 좋은 게 아니라 나쁜 것”이라며 “지능보다 그의 자만심만 나타낼 뿐”이라고 비난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 UPI=연합뉴스
머스크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부터 관세에 반대해왔다. 최근엔 머스크가 직접 트럼프에게 신규 관세를 철회해달라고 호소했다는 워싱턴포스트의 보도까지 나왔다. 그의 동생인 킴벌 머스크도 최근 “관세는 소비세만 높인다”며 공개 비판에 가세했다. 트럼프의 ‘관세 책사’인 나바로와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같은 머스크와 나바로의 비난전을 두고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에서도 내분이 일어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백악관은 대수롭지 않은 분위기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원래 남자들이 다 그렇지 않는가(boys will be boys)”라며 “무역과 관세에 대해 매우 다른 견해를 가진 두 개인이 공개적으로 언쟁하는 걸 우리는 내버려 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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