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민주 "한덕수, 12조 대권 놀음"…정작 연설 땐 야유 안보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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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추경(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자, 더불어민주당은 “대권 놀음을 하고 있다”며 종일 한 대행을 맹공했다. 이날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장 밖에선 강하게 공세를 펼쳤지만, 본회의장 안에선 여느 때와 달리 피켓을 들거나 소리를 지르진 않았다. “괜히 한 대행을 공격해 띄워줄 필요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민주당은 시정연설 전부터 “국회에 온 김에 불출마 선언을 하라”며 한 대행을 압박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오전 9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대선 출마 망상을 버리고 국민 앞에 불출마 선언을 하길 바란다”며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게 55년간 공직에 봉사한 명예를 지키는 일이다. 이 정도로 만족하고 허황된 야욕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한덕수 리스크”라며 “미국과의 관세 협의를 토대로 출마할 거라는 관측이 있는데, 연설 내용에는 12·3 비상계엄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사죄여야 한다”고 말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시정연설에서도 기 싸움이 오갔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 대행은 나와서 시정연설을 시작해달라”고 말하자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모두 일어나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신장식 혁신당 의원은 퇴장 과정에서 “내란 대행 사퇴하라”고 수차례 외쳤다. 한 대행이 18분간 연설하는 동안 민주당 의석에선 야유도 박수도 없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42회 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의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 대행의 발언이 끝나자 우 의장은 “추경안이 제출되어 참 다행이다. 상임위와 예결위에서 최대한 심사를 서둘러 달라”면서도 “국회의장으로서 권한대행께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직접 비판을 쏟아냈다. 우 의장은 “헌법재판소 판결에서도 이미 확인되었듯이 대통령과 권한대행의 권한이 동일하다는 발상은 헌법에 위배된다”며 “권한대행은 대정부질문 국회 출석 답변과 상설특검 추진 의뢰 등 해야 할 일과, 헌법재판관 지명 등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분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유를 쏟아냈고, 급기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수민 대변인 등이 의장석 앞으로 나가 항의했다. 반대로 민주당 의원들은 우 의장 발언에 손뼉을 쳤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한 대행 몸값 올려줄 이유 없으니 침묵으로 일관하자고 합의해서 조용히 있었는데, 우 의장이라도 한 소리 해줘서 다행이라는 이야기가 의원들 사이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항의는 시정연설 이후에도 계속됐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연설 직후 논평을 내고 “불과 일주일 전 대정부질문에는 일방적으로 불출석을 통보한 한 대행이 오늘은 국회를 찾아 추경 필요성을 호소했다”며 “이러니 이번 추경을 앞두고 한 대행의 12조 원 짜리 대권 놀음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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