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뮤지컬부터 팝까지…‘음악의 성찬’ 대접한 팬텀싱어 인 러브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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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콘서트 '팬텀싱어 IN LOVE' 공연이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리베란테, 옥주현, 존노, 길병민(왼쪽부터)이 공연을 마친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클래식, 뮤지컬, 칸초네, 팝…. ‘팬텀싱어’가 가진 장르의 확장성과 예술적 깊이가 고루 담긴 ‘성찬’이었다. 지난 28일 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중앙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팬텀싱어 인 러브’ 콘서트 얘기다. 팬텀싱어는 2016년 시작된 JTBC의 크로스오버 그룹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2023년 네 번째 시즌이 방영됐다. 이날 무대엔 팬텀싱어 출연자였던 리베란테, 길병민, 존노뿐만 아니라 촌철살인의 심사평으로 화제를 모았던 옥주현, 김문정 음악감독 등이 함께 올랐다.

막이 걷힌 무대 위, 처음 관객을 맞은 건 ‘본업’으로 돌아온 김문정 감독과, 이날의 공연을 위해 특별히 결성된 더 M.C.오케스트라 단원들이었다. 통상 뮤지컬 공연에서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는 무대 아래 오케스트라 박스에서 숨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들이 뮤지컬 ‘미녀와 야수’의 서곡을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모습에, 관객들은 오랫동안 닫혀있던 비밀의 문이 열린 듯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무대를 바라봤다. 발을 구르고 지휘봉을 휘두르며 열정적으로 첫 곡의 연주를 마친 김 감독은 “우리가 조명을 받는 일이 흔치 않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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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콘서트 '팬텀싱어 IN LOVE ' 공연이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그룹 리베란테가 공연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옥주현-존노의 짧은 듀엣 곡 뒤에 등장한 팬텀싱어4 우승팀 리베란테는 이날 콘서트의 분위기를 확 끌어올렸다. ‘크로스오버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이들의 등장만으로도 관객석에서는 환호 세례가 쏟아졌고, 노래 중간 중간마다 박수와 함성이 울려 퍼졌다.

음악 역시 흠잡을 것 없이 완벽했다. 특히 두 명의 테너 김지훈과 진원 가운데서 중심을 잡아준 바리톤 노현우의 목소리가 돋보였다. 노현우는 솔로 부분에서 감미로운 고음을 내다가도, 멤버들의 멜로디를 받쳐주는 화음 부분에서는 묵직한 저음을 소리 내며 다양한 음역, 음색을 자유자재로 넘나들었다.

멤버 간 호흡도 관전 포인트였다. 연달아 짧은 음가가 등장하는 칸초네 풍의 ‘데따이(dettagli)’를 부를 때도 이들의 화음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노래를 부르며 자연스레 허공을 휘젓는 팔 동작마저 무의식중에 맞아떨어지는 순간들이 여러 번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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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콘서트 '팬텀싱어 IN LOVE' 공연이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길병민(왼쪽)과 존노가 공연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배턴을 이어받은 팬텀싱어 3 출연자 존노는 이날 출연자 중 유일하게 클래식한 검정 턱시도를 입고 등장했다. 예일대 음악대학원 오페라과 석사, 줄리어드스쿨 음악대학원 성악과 석사 등의 이력을 바탕으로 주로 클래식 무대에 서는 그지만, 이날만큼은 노트르담 드 파리 ‘아웃 데어(Out there)’,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마리아(Maria)’ 같은 뮤지컬 넘버들로 관객의 귀를 즐겁게 했다. 마지막 곡인 쿠바 음악 ‘뚜 에레스 라 무지카(Tú eres la música)’에서는 탄탄한 기본기 없이 나오기 힘든, 특유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유지하면서도 정확한 피치의 고음을 뱉어내는 발성이 일품이었다.

뒤이어 등장한 팬텀싱어 3 출연자 길병민은 여유 있는 무대 매너로 눈길을 끌었다.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환호가 나와 놀랐다”던 그는, 노래 중간마다 오른손을 허공에 휘저으며 객석의 호응을 유도했다. 그러나 막상 그의 진가는 중저음으로 노래한 한국 가곡 ‘마중’에서 드러났다. 다소 굵고 묵직한 목소리의 바리톤이 서정적인 멜로디를 부를 때, 극고음의 테너보다도 더 큰 호소력을 발휘할 수 있단 걸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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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콘서트 '팬텀싱어 IN LOVE' 공연이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옥주현이 공연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피날레는 ‘뮤지컬 디바’ 옥주현이 책임졌다. 첫 곡은 그가 뮤지컬 마타하리에서 부른 ‘마지막 순간’이었다. 공연 당시 음악감독이었던 김문정 감독과 이미 본 공연에서 수십 번 호흡을 맞췄던 곡이다. 그러나 “같은 높이의 무대에 선 건 처음”이라던 둘은, 다시 없을 무대를 완벽하게 즐기려는 듯 끊임없이 눈을 맞추며 서로의 음악을 읽어냈다. 옥주현의 마지막 곡은 휘트니 휴스턴의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Greatest Love of All)’. 그는 등이 뒤로 확 젖혀지는 열정적인 무대 매너와 특유의 시원한 고음을 뽐내면서도 애드리브 리듬과 성량의 완급을 완벽하게 조절해내는 관록을 보였다.

커튼 콜로는 뮤지컬 렌트의 합창곡 ‘시즌즈 오브 러브(Seasons of Love)’가 울려퍼졌다. 1년인 52만5600분을 어떻게 의미 있게 보낼 것인가를 묻는 노래다. 관객들에게 수없이 감사를 표하던 출연진들이, 그 답은 “사랑”이라 입을 모아 노래하며 공연은 막을 내렸다.

중앙일보 60주년을 맞아 진행된 이번 ‘더 러브 심포니(The Love Symphony)’ 콘서트는 29일과 30일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무대에는 팬텀싱어3 우승팀인 라포엠과 소프라노 박소영, 지휘자 여자경, KBS교향악단 등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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