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노래 부르다 강퇴 당한 일본 가수...노골화한 中한일령
-
22회 연결
본문

일본의 가수 오쓰키 마키가 지난 28일 중국 상하이 공연 도중 무대에서 스탭들에게 이끌려 퇴장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지난달 2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반다이 남코 페스티벌 2025'.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주제곡을 부른 가수 오쓰키 마키(大槻マキ)가 '원피스'의 엔딩곡을 관객들과 떼창으로 주고받으며 무대를 달구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돌연 무대 조명과 함께 음악이 꺼졌다. 스탭 2명이 무대로 올라와 오쓰키에게 무언가를 알렸다. 오쓰키는 "에? 정말?"이라는 말과 함께 무대에서 퇴장했다. 관객들에겐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소속사 측은 "28일 공연 중 부득이한 여러 사정 때문에 급히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며 "29일 공연도 같은 사정으로 중지됐다"고 사과했다. 다른 일본 아이돌 그룹 출연도 무산됐다고 한다.
30일 교도통신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같은 날 일본 유명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浜崎あゆみ)도 다음 날로 예정된 상하이 공연 중단을 발표했다.이미 무대 설치까지 끝내놓은 상태였지만, 중국 주최 측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중지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무대를 그냥 해체해야 한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으며, 말이 나오지 않는다”라며 팬들에게 사과했다. 포크 듀오 '유즈(ゆず)'와 록밴드 '시드(シド)'의 중국 공연도 취소됐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보복 조처의 하나로 일본 문화 전반을 차단하는 ‘한일령’(限日令)을 노골화하고 있다.
처음에는 베이징을 시작으로 해서 상하이로 이러한 일본 아티스트 공연 취소 사례가 번지고 있는데, 지역별 온도 차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신문은 "지역에 따라 예정대로 열린 공연도 있었다"며 "중앙 정부가 명확하게 일본 관련 이벤트를 금지하라고 통지를 내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산케이신문은 "중국 정부가 다카이치 총리 발언에 대한 대항 조치로 일본 콘텐츠 배제를 시작한 것인지, 정부 의향을 고려해 지자체 당국이 과잉 대응을 하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 2016년 사드 사태로 한·중 관계가 악화했을 당시 한국 드라마 방영이나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암암리에 막아버린 한한령을 언급하며 비슷한 보복 사태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현재는 한한령이 표면적으로 완화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한·중 문화 교류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만큼 일본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 여행 자제령의 효과는 가시화된 상태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중국 항공사는 12월 일본행 노선 5548편 가운데 16%인 904편의 운항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영향을 받게 될 좌석 수는 15만 6천석에 이른다고 한다. 도쿄 하네다공항은 7편만 줄었지만, 오사카 간사이공항은 626편이 줄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항공권 가격도 내려가 간사이와 상하이를 잇는 왕복 항공권의 최저가는 8500엔(8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는 일본의 존립위기" 발언에 대해 야당과 진보 언론을 중심으로 경솔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아사히신문은 30일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외교를 높게 평가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국익 중시의 실용외교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워 상대가 듣기 좋아하는 말을 연구해 위기를 피해 나갔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우면서 감사 표현을 수차례씩 반복했다는 것이다. 평화를 수호한다는 의미로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 메이커'임을 강조하면서 자연스럽게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트도록 미국을 설득해 남북문제의 돌파구도 마련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