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실시간 화상수업 온라인학교…고교학점제 보완 '히든카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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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청주시 서원구 충북온라인학교 스튜디오에서 윤정호 교사가 오송고 2학년 학생들에게 인공지능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이보람 기자

지난달 26일 청주시 서원구에 위치한 충북온라인학교 스튜디오. 출입문 위 ‘On Air(온 에어·방송중)’ 표시등에 빨간 불이 켜졌다. 문을 열자 교실 절반 크기 공간에 초록색 크로마키 배경 앞으로 책상 하나와 커다란 모니터 2대, 마이크, 카메라, 조명 등이 설치돼 있다.

스튜디오에는 윤정호 교사가 차로 30여분 떨어진 오송고 학생 8명에게 인공지능수학 과목을 가르치고 있었다. 윤 교사는 모니터 화면 속 이어폰을 꽂은 학생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불러가며 지난 수업시간에 배운 인공신경망 구조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았다.

수업이 끝난 뒤 고수연(오송고 2학년) 양은 “학교에서 개설되지 않아도 배우고 싶은 과목을 장소 제한 없이 들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온라인학교는 올해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를 보완하기 위해 전국 17개 시·도에 설치됐다.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고교학점제 취지에 따라 개별 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과목도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충북온라인학교에선 지난달 1일 기준 19개 학교에서 학생 507명이 수업을 듣고 있다.

각 학교는 농어촌, 도서벽지에 위치해 교원 수급이 어렵거나 선택 인원이 적어 과목 개설이 어려울 경우 온라인학교에 특정 과목을 개설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학생수 63명의 소규모 학교인 황간고는 올해 1학기부터 물리Ⅰ, 지구과학Ⅰ 수업을 온라인학교를 통해 수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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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청주시 서원구 청주남중 4층에 위치한 충북온라인학교 스튜디오 모습. 이보람 기자

온라인학교에서 자체 개설한 과목을 수강하는 방식도 있다. 충북온라인학교에서는 파이선 프로그래밍, 인공지능수학, 영어비판적 읽기 등 총 29개 과목 중 16개를 개설형 과목으로 운영 중이다.

온라인학교 수업은 일방향적인 기존 온라인 강의와는 달리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도록 한 게 특징이다. 충북온라인학교는 학생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과목당 학생 수를 15명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수업시간 동안 학생들을 관리할 수 있도록 각 학교에 별도의 관리교사도 두고 있다.

윤 교사는 “유튜브에도 좋은 강의가 많지만, 온라인학교에서는 학생들 수준에 따라 교사가 실시간으로 과제를 주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주면서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차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교육부가 지난 7월 3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전국 온라인학교 수강 학생 18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전반적 만족도 점수는 5점 만점에 4.29점으로 집계됐다.

다만 온라인학교가 고교학점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지역별 과목개설 격차 등을 보완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전문 강사인력 확보가 필수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에 교육부는 지금까지 정규교사 위주로 강사를 구성했지만, 정원 외 기간제 교사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강사 풀 확보를 위해 157억원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다 확대하기 위해 향후 지역 특색 산업과 연계한 강의나 시·도 간 칸막이를 없애는 교류학점제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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