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 아프게 죽는 법' 검색까지…전 연인 살해 50대 수상한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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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인인 장기 실종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50대 김모씨가 지난달 26일 오후 충북 충주호에서 경찰에 실종 여성의 차량을 유기한 지점을 밝힌 뒤 다시 호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폐수처리시설에 시신 유기 

연인이었던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이 피해자 시신을 폐수처리시설에 은닉하는 등 범행을 감추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충북경찰청은 지난달 28일 충북 음성의 한 폐수처리시설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김모(54)씨를 구속하고, 계획범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피해자 A씨는 지난달 14일 충북 청주의 한 회사에서 퇴근한 뒤로 행방이 묘연했다가 실종 4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한동희 충북경찰청 형사과장은 “피의자가 10월 14일 오후 9시~11시 사이 충북 진천군 문백면 소재 한 노상 주차장에서 피해자 자동차 안에서 A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이튿날 오후 6시~8시 사이 시신을 음성군 소재 폐수처리시설에 유기한 것으로 진술을 받았다”며 “시신 유기 장소는 김씨 거래처 내 폐수처리시설이었다. 현재까지 단독 범행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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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오후 충북 충주호에서 장기 실종 여성의 SUV 차량이 인양되고 있다. 연합뉴스

피해자 자동차 장소 옮겨 은닉

경찰은 두 사람이 교제하다가 결별한 뒤에도 이성 문제로 여러 차례 다툰 점 등을 토대로 김씨가 A씨를 만나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실종 당일 오후 6시10분쯤 청주 자택 앞에서 김씨를 만났다. 김씨와 A씨가 자동차를 함께 타고 진천으로 이동한 뒤에 범행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자동차로 둘이 이동했으며 그 안에서 범행이 이뤄졌다”면서도 “자동차 안에서 둘 사이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살인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은 추가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의 계획범죄를 의심하고 있다. 김씨가 실종 사건 한 달 전부터 ‘살인을 왜 하나’, ‘안 아프게 죽는 법’ 등 수상한 검색을 한 것을 확인됐다. 김씨가 범행의 유력한 단서인 A씨 자동차를, 범행 이틀 뒤 청주시 내수읍 소재 거래처에 숨겼다가 10월 24일부터 한 달간 음성 소재 거래처에 은닉한 것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위조한 자동차 번호판을 달았다.

김씨는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난달 24일 충주호에 A씨 자동차를 버렸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아직 찾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범행 후 청주 오창과 내수·오근장·정하동, 진천 문백·초평면 등 광범위한 지역을 돌아다녔다”며 “이곳저곳에 (흉기를) 버렸다고 진술했지만, 정확한 장소를 특정하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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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 50대 여성 실종자 A씨의 SUV차량이 지난달 27일 충북 청주시 충북경찰청에 주차돼 있다. 이 차량은 전날 충주호에서 인양됐다. A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6시 10분께 청주시 옥산면의 한 회사에서 자신의 SUV를 몰고 퇴근하는 모습이 인근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것을 끝으로 실종됐다. 뉴스1

경찰, 실종 신고 2주 뒤 수사팀 꾸려

충북경찰청은 실종 사건을 강력 사건 수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초기 수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었나’는 지적에 대해 “시일이 소요된 부분에서는 결과적으로 아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경찰은 지난달 16일 피해자 가족이 “혼자 사는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이후 피해자 가족과 회사 관계자를 면담했으나 경찰은 김씨에 대한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경찰이 A씨가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강력 사건으로 전환해 수사팀을 꾸린 건 실종 신고 보름째인 10월 30일이다. 경찰은 추가 탐문 조사와 자동차 동선 파악·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거쳐 지난달 11일 김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 수사가 더뎌지면서 김씨는 증거 인멸을 위해 두 차례에 걸쳐 A씨 자동차를 숨겼고, 이후 호수에 버렸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A씨에게 위협을 가했다는 얘기는 수사 초기에 없었다”며 “A씨 주변 인물에 대한 조사와 차량 동선 추적,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한 결과 범행 당일 알리바이가 성립되지 않았던 김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해 수사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수사 막바지인 지난달 26일 A씨 지인으로부터 유력한 증거를 확보하면서 김씨를 검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한 뒤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씨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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