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개미들 자사주 소각 반기는 이유…“‘주주 가치 제고’? 아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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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국내 상장사들이 자사주를 매입할 때는 대부분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우는 반면, 실제 처분 단계에서는 상당수가 임직원 보상 등 내부 목적에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은 10곳 중 4곳 정도였다.
2일 리더스인덱스가 상장사 2658곳의 최근 5년간 자사주 취득·처분 내역을 분석한 결과, 자사주 취득 계획 공시 2067건 가운데 1936건(93.7%)은 ‘주주 가치 제고’를 명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임직원 성과 보상’을 사유로 제시한 공시는 61건(3.0%)에 그쳤고, 두 목적을 병기한 경우가 51건(2.5%)이었다. 주식 교환을 앞세운 사례는 1건(0.048%)이었다.
하지만 실제 처분 공시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자사주 처분 공시 1666건 중 임직원 보상 목적이 1066건(64%)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이어 자금 확보(188건·11.3%), 교환사채 발행(172건·10.3%), 주식교환(81건·4.9%) 순이었다. 한진칼은 2022년 9월 주주가치 제고를 이유로 43만9989주를 사들였으나 올해 8월 이 물량을 임직원 보상에 전량 사용했다. 드림씨아이에스 역시 2021년 매입한 자사주 20만주를 투자 대금 충당과 보상금 지급 등으로 소진했다.
자사주 소각 비율도 낮은 수준이었다. 최근 5년간 자사주를 매입한 880개사 중 소각을 한 차례라도 진행한 기업은 315곳(35.8%)이었다. 총 취득량(17억673만여주) 중 실제 소각된 물량은 9억3263만여주(54.6%)이다. 그러나 리더스인덱스는 “실제로 소각 참여 기업 315곳 중 상위 15개사가 전체 소각 물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편중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리더스인덱스는 “이들 사례는 자사주가 당초 목적과 달리 인수합병(M&A) 자금, 내부 보상, 우호 지분 확보 등 경영권과 재무 목적에 치우쳐 사용돼 왔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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