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건 순환거래 아냐”…엔비디아, AI칩 설계SW 시놉시스 3조원 투자

본문

bt7b9d16be322fef8eeef473ed08d1d469.jpg

시놉시스 회사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엔비디아의 거침없는 투자 행보는 이번에도 세계 1위 기업을 향했다.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분야 1위 ‘시놉시스’에 약 3조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다. 앞서 인텔과 오픈AI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생태계 장악에 더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시놉시스에 총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시놉시스 발행 주식의 약 2.6%에 해당하는 규모다. 시놉시스는 케이던스, 지멘스와 함께 세계 3대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기업이자 30%대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 업계 1위다. EDA는 반도체 칩을 만들기 위한 회로 설계와 검증에 사용되는 필수 소프트웨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파트너십은 세계에서 가장 컴퓨팅 집약적인 산업 중 하나인 설계 및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혁명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라며 “시놉시스와 협력으로 엔비디아 가속컴퓨팅과 AI의 힘을 활용해 제조와 설계를 재구성하겠다”고 말했다.

btc802b0d30016193547d7933f4f540053.jpg

엔비디아 창업자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EPA=연합뉴스

양사는 엔비디아의 AI 컴퓨팅 역량과 시놉시스의 소프트웨어 툴을 결합해 반도체 설계 정확도를 높이고, 디지털 트윈 기능을 활용해 로봇과 항공우주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특화된 차세대 가상 설계 플랫폼도 함께 구축할 계획이다. 새신 가지 시놉시스 CEO는 “시놉시스와 엔비디아만큼 AI 기반 종합적인 시스템 설계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황 CEO는 기자회견에서 직접 ‘순환 거래’를 둘러싼 논란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협력의 성과는 엔비디아가 독점하지 않고 시놉시스의 다른 고객사들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이번 투자가 칩 구매와 연계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9월 오픈AI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할 때 오픈AI가 투자금으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하는 방식을 취해 순환 거래에 따른 ‘AI 거품론’ 논란을 키웠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엔비디아는 ‘AI 인프라 제국’ 구축에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미 지난 9월 인텔에 50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4% 이상을 확보하고 오픈AI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는 등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전반에서 엔비디아의 AI 생태계가 한층 정교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시놉시스 투자는 구글의 AI 칩 ‘텐서처리장치(TPU)’를 비롯해 빅테크들의 맞춤형 반도체(ASIC) 등 엔비디아 대항마가 급부상한 상황에서 AI 시장 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날 황 CEO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구글 TPU에 대한 질문을 받자 “엔비디아 기술은 특정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훨씬 범용적이며 적용 범위도 넓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기회와 성장 동력은 더 크다”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1,568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