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 트럼프·젠슨 황 회동…대중 AI 칩 규제 향방에 반도체 업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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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들과의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강경 기조를 이어 온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가 완화될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인공지능(AI) 칩 판매 규제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황 CEO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 공화당 상원 의원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현재 엔비디아는 중국 등 미국의 경쟁국을 대상으로 한 첨단 AI 칩 수출 규제 완화를 끌어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부터 첨단 AI 칩의 대중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규제를 시행해왔다.

이번에 황 CEO가 로비전에 나선 건 트럼프 정부가 최근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 ‘H200(2023년 출시)’의 중국 판매 허용 여부를 다시 검토하기 시작한 상황과 맞물린다. 그는 미국의 수출 제재가 오히려 화웨이 같은 중국 거대 기술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AI 칩 수출 재개 필요성을 지속해서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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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H200 텐서코어 GPU. 엔비디아 제공

다만 황 CEO는 수출 규제가 완화된다고 해도 실제 판매가 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중국 정부가 H200 수입을 허용할 것으로 보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모른다. 전혀 알 수 없다”면서 “중국에 판매하는 칩의 성능을 낮출 수 없다. 그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8월에도 엔비디아는 중국 내 반도체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수수료로 내는 조건으로 중국 전용 모델 ‘H20’ 칩의 수출 허가를 받았으나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구매 자제를 압박하면서 판매가 사실상 막힌 바 있다.

황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과 별도로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 회동은 미 의회가 연례 국방수권법(NDAA)에 첨단 AI 칩 수출을 제한하는 ‘AI 접근·혁신보장법(GAIN AI Act, 게인 AI 법)’을 포함할지를 두고 논쟁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해당 법안은 엔비디아·AMD 등 반도체 제조사가 경쟁국에 고성능 AI 칩을 판매하기에 앞서 미국 기업에 우선 공급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상 AI 칩 공급망의 우선순위를 직접 통제하는 조항이어서 업계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오는 5일 최종 NDAA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블룸버그는 미 의회가 이번 NDAA에 게인 AI 법을 포함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법안이 빠질 가능성이 커지자 황 CEO는 “현명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황 CEO는 AI 규제를 주(州)별로 따로 만드는 ‘규제 모자이크’가 논의되는 점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주별로 AI 규제가 제각각 마련되면 산업 전체가 사실상 멈추게 될 것”이라며 “연방 차원의 단일 AI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황 CEO는 엔비디아 GPU가 금지된 국가로 밀수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점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용 GPU는 무게가 2톤에 달하고 150만개의 부품이 들어가며, 소비전력은 20만 와트, 가격은 300만 달러”라며 “이 GPU가 밀수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정말 그런 광경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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