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붙은 오피스텔 분양 안내문. 연합뉴스

10·15 부동산 규제를 피한 오피스텔 거래량이 늘고 있다.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 ‘3중 규제’를 적용 받지 않아 아파트를 대체하는 투자처로 부각되면서다.

15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올라온 아파트와 오피스텔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0·15 대책 이전 1만4083건에서 대책 이후 5367건으로 약 62% 급감했다. 반면 오피스텔은 같은 기간 매매 거래량이 1001건에서 1322건으로 약 32% 증가했다. 특히 강남구(79건→128건), 마포구(91건→119건), 송파구(97건→117건), 영등포구(102건→122건) 등 강남·여의도 주요 업무지구와 도심권 오피스텔에서 거래가 늘었다. 동대문구(대책 후 82건)·광진구(53건)·서대문구(44건)·노원구(20건) 등도 거래가 많았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상 비주택에 해당돼 10·15 대책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선 6·27 대출 규제도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6억원 한도 제한을 받지 않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70%까지 적용돼 자금 조달이 아파트에 비해 한층 유리해졌다. 실거주 의무가 없어 갭투자(전세 낀 매수)가 가능하고, 청약 전매 제한 기간도 1년으로 규제지역 아파트(3년) 대비 짧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유사한 평면 구조와 바닥 난방, 발코니, 커뮤니티 시설 등을 갖춰 요즘 아파트를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젊은층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년층은 임대 수입을 위한 투자처로 많이 활용한다”고 말했다.

김영옥 기자

올해 상반기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을 보면 2022년 이후 3년 만에 2만 건대(2만1022건)를 회복했다.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2022년 상반기 2만6385건 이후 금리 상승, 전세 사기가 겹치며 같은 해 하반기 1만5934건으로 급감했다. 이후 2023년 상반기 1만3757건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임대 수익률도 상승 추세다. 올 3분기 기준 전국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은 연 4.76%로, 2021년(연 4.47%) 저점을 찍은 뒤 매년 조금씩 오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올 11월 3억598만원으로 2022년 10월(3억553만원) 이후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전용 137㎡는 지난 10월 30일 29억7000만원에 거래돼, 6월(25억5000만~27억5000만원) 대비 4개월 만에 최대 4억원이 올랐다. 마포구 상암동DMC 이안상암2단지 89㎡도 연초보다 4000만원 오른 6억4000만원에 지난 10월 22일 거래됐다.

김영옥 기자

다만 전문가들은 주거용 오피스텔은 세법상 주택 수에 포함되기 때문에 과세 부분을 잘 따진 후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장선영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1주택자가 규제지역에 주거용 오피스텔을 추가로 매입할 경우 취득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가 중과된다”며 “또 오피스텔에 투기 수요가 몰리면 정부가 규제를 적용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