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태화강 보트·AI정류장…논란 속 5조 울산 새해 예산안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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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청 전경. 사진 울산시
울산시가 내년 예산을 5조 6194억원으로 확정한 가운데, 시민단체로부터 재정 운용의 타당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내년도 예산안에 실효성 논란이 있는 신규·확대 사업들이 다수 포함됐다면서다.
울산시민연대는 최근 성명을 내고 "울산시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 사업 예산이 충분히 삭감·조정되지 않았다"며 내년도 주요 문제 사업과 편성 내용을 공개했다.

울산시민연대의 성명서. 사진 울산시민연대 홈페이지 캡쳐
시민연대가 대표적인 문제 사업으로 꼽은 것은 '태화강 보트 사업'이다. 울산시는 내년 예산안에 '태화강 뱃길 활용 관광순환 코스 개발' 명목으로 10억 7000만원을 편성했다. 설계 용역비 7000만원과 태화강 수심 확보를 위한 준설비 10억원이 포함됐다. 시는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두고 태화강국가정원에서 북구 명촌교 일대까지 5㎞ 구간에 12인승 소형 보트 15대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시민연대는 이 사업이 본격 추진될 경우 보트 구매비 25억원, 시설 조성비 13억원 등 초기 투자비만 50억원에 달하고, 이후에도 연간 20억원 안팎의 운영비가 지속적으로 소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 측은 "태화강 보트 사업은 생태하천을 활용한 체험형 관광 콘텐트로 시민과 방문객을 위한 새로운 여가 프로그램이다"고 강조했다.

울산 태화강 전경. 사진 울산시
울산시의 2군 프로야구단 창단 예산도 문제 사업으로 지적됐다. 울산시는 60억원을 들여 2군 야구단을 창단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시민연대는 "광역시 중 울산에만 프로야구단이 없다는 이유로 창단을 추진한다면 같은 논리로 배구·골프 등 모든 종목의 프로팀을 시가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며 "KBO나 기존 구단의 협상 전략에 울산시 재정만 소모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 야구계도 반발한다. 내년부터 2군 야구단의 홈구장으로 문수야구장이 지정되면서, 기존 야구 동호회와 초·중·고 야구부의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울산에는 정규 규격 야구장이 문수야구장과 중구야구장 두 곳뿐이다. 일부 동호인들은 "대체시설을 요청했더니 시가 '축구장을 쓰라'고 답했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축제 예산 확대도 새해 예산안의 문제 사업으로 꼽혔다. 울산시는 울산공업축제와 연계한 행사 등에 총 67억 5000만원을 배정했다. 이 중 불꽃축제 예산은 지난해보다 3억원 증가한 15억원이다. 반면 청년 일자리 창출 등 일자리 관련 예산은 38억원에 머물렀다.
'대화형 AI 버스정류장' 조성 사업(5억원)도 아쉽다는 지적이 나왔다. 울산시는 버스 노선 개편 후 어르신 등의 불편을 덜기 위한 사업이라고 설명하지만, 시민연대 측은 "키오스크 등 첨단기술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어렵다"며 "접근성이 낮은 기술보다 이용장벽이 낮은 방식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산시의회 청사. 사진은 2022년 광복절을 앞두고 촬영된 것이다. 뉴스1
이밖에 내년 초 착공 예정인 장생포 수소트램(태화강역~장생포) 건설 사업, 태화강의 울산교를 세계음식점거리로 만드는 사업도 적정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시민연대는 밝혔다.
국민의힘 20명, 더불어민주당 2명 등 22명으로 이뤄진 울산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지난 12일 태화강 보트 사업 등 5조 6194억원의 새해 예산안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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