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反中 언론인 지미 라이 국가보안법 유죄…판결문 "중국공산당 몰락 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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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지미 라이 홍콩 빈과일보 창업자가 홍콩특별행정구 법원으로부터 국가안전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AFP=연합뉴스

15일 홍콩 법원이 반중(反中) 성향의 언론인 지미 라이(黎智英·77)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국가보안법상 외국 세력과 결탁, 선동적 자료 출판 등 3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그에 대한 처벌 양형은 이르면 내년 1월 선고될 예정으로, 최대 무기징역이 내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14일에는 31년 역사의 홍콩 민주당이 특별당원대회를 소집해 최종 해산을 결정했다.

이날 홍콩고등법원은 지미 라이와 넥스트미디어 산하 3개 신문사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외국 세력과 공모해 국가안보에 위해를 가하고, 선동적 출판물을 간행한 혐의 등 세 가지 죄목에 모두 유죄 판단을 내렸다고 홍콩 01,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의 사주였던 지미 라이는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직후인 2020년 8월 체포됐고 그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중국은 2019년 범죄인 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뒤 2020년 6월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 시행했다. 이 법은 국가 분열과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 결탁 등 4개 범죄에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국가보안법에 따라 임명된 3명의 재판장이 심리를 맡은 이번 사건은 2023년 말 시작돼 올해 8월 최종 변론을 마쳤다. 855페이지에 이르는 판결문의 일부만 낭독한 두리빙(杜麗冰) 판사는 "국가보안법 발효 전후로 라이의 유일한 목적은 중국과 홍콩 시민의 이익을 희생시키더라도 중국공산당을 무너뜨리는 것”이었으며 “이는 모든 혐의의 최종 목적이었다”고 판결했다.

판결문은 지미 라이가 빈과일보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중앙정부, 홍콩정부 및 산하 기관의 정당성 또는 권위를 훼손하려 했다고 명시했다. 또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에는 계속 반중국 입장을 표명하며 외국을 향해 제재, 봉쇄 또는 적대적 조처를 할 것을 요청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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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홍콩 고등법원 법정에 지미 라이 빈과일보 창업자 호송차가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법원에는 1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몰려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후 첫 외국세력 결탁 사건의 판결 현장을 지켜봤다. 지난 2020년 8월 체포된 지미 라이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외에도 2019년 불법 집회 주도 혐의로 2021년 징역 20개월, 빈과일보 사무실을 허가 용도 외 사용한 혐의로 2022년 징역 69개월을 각각 선고받아 5년 넘게 수감 중이었다.

지난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지미 라이의 석방을 요구했다. 키어스타머 영국 총리는 영국 국적인 지미 라이의 석방을 촉구하는 등 그의 재판은 국제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한편 14일에는 홍콩 민주세력의 최대 정당이던 민주당이 해산을 결정하며 31년의 역사를 마감했다. 이날 홍콩 민주당은 특별 당원 총회를 열고 121명의 당원이 해산 투표에 참여해 117명의 찬성과 4명의 기권으로 청산을 결정했다.

뤄젠시(羅健熙) 민주당 의장은 “많은 사정을 설명할 수 없다”면서 “시대의 변화가 민주당에게 마지못해 마침표를 찍게 했다”고 토로했다. 홍콩 민주당은 지난 홍콩의 중국 반환 이전이던 1994년 창당해 한때 홍콩 입법회(의회)의 최대 정당이었다. 2019년 반정부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나 이듬해 베이징이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선거 참여를 중단했고, 정치 자금 모금은 물론 정당 행사 개최에도 어려움을 겪어 왔다.

로이터는 민주당 고위 간부를 인용해 중국 당국으로부터 당을 해산하지 않을 경우 체포를 포함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올해 6월 홍콩의 또 다른 민주파 정당인 사회민주연선(社會民主連線)도 해산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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