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무위험 3% 이자’ 커보이네…증시 멀미에 예테크족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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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 몰리는 시중자금

시중 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돌아오고 있다. 불안한 증시에, 연 3%대 예금이 다시 등장하며 ‘예테크(예금+재테크)’ 수요가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15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71조989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6조4208억원 늘었다. 정기적금 잔액도 46조2948억원으로 같은 기간 5356억원이 더해졌다. 지난 8월 954조7319억원에서 9월 947조1697억원으로 줄었던 정기예금 잔액이 10월(965조5689억원)에 이어 11월 다시 늘었다.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이 컸다.

정근영 디자이너
한국은행이 지난 5월 기준금리를 연 2.5%로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은행들의 조달 비용이 낮아지면서 한동안 연 3%대 정기예금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며 시장금리가 다시 오르자, 은행들도 예금 금리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실제 정기예금 금리의 기준이 되는 1년 만기 은행채(AAA등급) 금리는 지난 12일 기준 연 2.88%까지 상승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동결된 가운데, 이를 웃도는 예금 상품이 늘면서 ‘무위험 수익률’에 대한 매력이 다시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말을 앞두고 은행들이 벌이는 자금 유치 경쟁도 한몫 했다. 은행은 위기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일정 규모의 현금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이를 위해 일정 규모의 예금을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 증권사들이 종합투자계좌(IMA) 도입을 추진하면서, 은행·증권사 간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 열기가 한 풀 꺾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12개월 만기) 최고 금리는 연 2.85~3.1% 수준이다. 한 달 전과 비교해 0.05%~0.3%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의 ‘신한 My플러스 정기예금’은 우대금리를 더하면 최대 연 3.1%,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은 연 3.0%를 준다. 우리·하나· KB국민은행의 각 대표 예금들의 최고 금리도 연 2.85%였다.

정근영 디자이너
적금 중에도 연 10%를 넘는 고금리 상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의 ‘두근두근 행운적금’은 최고 연 12.5%를, KB국민은행이 재출시한 ‘KB아이사랑적금’은 최고 연 10%를 앞세웠다. 하나은행의 ‘하나 농구 응원 적금’, 신한은행의 ‘모두의 적금’은 각각 최고 연 7%의 금리를 제시했다.
다만 고금리 적금의 경우 대부분 가입 한도가 소액이다. 최고 금리는 ‘확정 금리’가 아닌 점도 유의해야 한다. 급여 이체, 자동 이체, 카드 사용 등 각종 조건을 충족해야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연 3.1%의 최고 금리 를 내건 ‘신한My플러스 정기예금’의 경우 ‘정기예금 미보유(0.1%포인트)’ ‘소득이체(0.1%포인트)’를 충족해야 추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의 ‘두근두근 행운적금(최고 연 12.5%)’은 기본금리 연 2.5%에, 행운 카드(총 5장)에 당첨돼야 당첨 1회당 2.0%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여러 은행을 이용하는 것보다 주거래 은행을 정해 집중적으로 거래해야 우대금리 혜택이 늘어난다”며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채널 전용상품에 대해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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