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 54년만에 ‘판다 없는 나라’…중·일 갈등에 이런 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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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말 일본 도쿄 우에노동물원에서 판다 ‘레이레이’가 죽순을 먹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에 남아있던 쌍둥이 판다가 내년 1월 하순 중국으로 돌아간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유사시 군사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새로운 판다 대여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 일본에 남아있던 마지막 판다 반환이 이뤄지면 일본은 54년 만에 ‘판다 없는 나라’가 될 전망이다.
도쿄도는 15일 일본 도쿄 우에노동물원에 있는 쌍둥이 자이언트 판다 샤오샤오(수컷)와 레이레이(암컷)를 1월 하순 중국으로 반환한다고 밝혔다. 쌍둥이 판다를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관람일은 1월 25일로 고지됐다. 일본은 새 판다 대여를 중국 측에 요구하고 있는 상태지만 중국으로부터의 회신은 오지 않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새로운 대여 없이 두 마리가 반환되면 1972년 이후 처음으로 국내(일본)에서 판다가 부재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일본은 1972년 중국과 수교를 맺으면서 캉캉과 랑랑 두 마리를 중국으로부터 받았다. 우에노동물원에 뿌리를 내린 두 마리는 1986년 처음 통통을 낳으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와카야마현(1994년)은 물론 고베(2000년)에도 판다 대여가 이뤄졌다. 반세기동안 일본이 대여받거나 일본에서 태어난 판다는 약 30마리에 달한다. 이번에 반환되는 쌍둥이 판다는 2021년 우에노동물원에서 태어나 일본 국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당초 대여기간은 2026년 2월 20일까지로 도쿄도는 중국 측과 구체적인 반환 일정을 협의했지만, 기한보다 한 달을 앞당겨 반환하게 됐다고 밝혔다.
자이언트 판다 대여는 당초 판다 보호를 위한 공동연구 목적으로 시작됐지만 중국의 ‘판다 외교’로도 활용됐다. 최근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판다의 고향으로 불리는 청두에서 만났다. 비공식 일정으로 이뤄진 이 회동을 계기로 중국은 2027년에 자이언트 판다 한 쌍을 프랑스에 대여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의 판다 귀국 러시는 최근 몇 년 새 이뤄지기 시작했다. 2023년 우에노동물원의 샹샹이 중국으로 돌아간 데 이어 지난 6월엔 와카야마 테마파크에 있던 4마리가 일제히 반환됐다. 당시 자민당 간사장이었던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일중우호의원연맹 회장이 반환에 앞서 4월 중국을 방문해 새 판다 대여를 타진한 바 있다.
마지막 쌍둥이 판다의 반환에 일본 시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도쿄도는 판다를 보려는 시민들을 위해 이달 16일부터 두 마리의 관람 장소를 구분해 1인당 1분으로 제한해 만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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