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유럽 충돌 속 열린 다보스포럼 ‘그린란드 담판’ 나올까…트럼프에 시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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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대학미식축구 결승전을 종합격투기 UFC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나 화이트와 함께 관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정·재계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가 19일(현지시간)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개막했다. 미국과 유럽 간에 고조되고 있는 긴장감 속에서다.
올해로 56회를 맞은 이번 포럼은 ‘대화의 정신’을 주제로 23일까지 닷새간 열리며 정상급 특별연설, 패널 토론 등 200여개 세션이 마련됐다. 130여 개국에서 3000여 명의 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국가원수 등 정상급 인사 64명이 포함돼 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대통령 중동특사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정부 대표단이 꾸려졌다. 주요 7개국(G7) 중에서는 6개국이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등이 참석하기로 했다. 중국은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러시아는 키릴 드미트리예프 특사를 보낸다.
“전통적 의제 퇴조…트럼프 정책이 핵심”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다보스 포럼의 공식 의제에는 기후를 보호하면서도 혁신과 경제성장을 이뤄내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포함됐지만 이러한 전통적 의제들은 퇴조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현실 정치에 따른 미국의 국내외 정책이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고 짚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차지하겠다고 공언하고 유럽 주요 국가가 반대하고 나서면서 미·유럽 간 갈등의 핵이 된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문제는 이번 포럼의 최대 뇌관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그린란드 강제 병합 시도를 주권 훼손으로 규정하고 그린란드에 군사 훈련 차원에서 소규모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와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8개 국가에 그린란드 매입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2월부터 10%, 6월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해당 8개국은 이를 “동맹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930억 유로(약 160조원) 규모의 대대적 보복 관세 카드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세계경제포럼(WEF) 2026 연차총회가 19일(현지시간)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개막했다. 사진은 다보스 포럼 행사장에 내걸린 각 참여국들의 국기. 신화=연합뉴스
트럼프-유럽 ‘그린란드 해법’ 낼지 관심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1일 다보스에 도착해 오후 2시 30분 특별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유럽 주요 국가 정상들과 비공개 회동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오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대학 풋볼 결승전 관람 후 기자들과 만나 “다보스 포럼에서 여러 관계자들과 만나 그린란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사무총장과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 매우 유익한 전화 통화를 했다”며 “다보스에서 당사국 간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오갈 것으로 예상되는 그린란드 관련 논의의 축은 크게 ▶그린란드 안보 프레임의 재구성 ▶경제적 보상 방안 등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의 북극 진출 확대를 막고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 골든돔 구축 완성 등 국가안보 차원에서 그린란드 병합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유럽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안보 틀 안에서 공동 방위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하며 트럼프의 매입 의지를 꺾으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차제에 북극 지역 거버넌스 원칙을 확립하자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다.
경제적 보상 방안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영토 매입을 최우선 안으로 제시하되 덴마크와 유럽의 격한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차선책으로 그린란드 내 희토류 등 자원 개발권이나 기지 장기 임차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포럼에서는 그린란드 이슈 외에도 우크라이나 종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평화 협상, 베네수엘라 안정화, 대중(對中) 기술·통상 전략, 인공지능(AI) 규제와 공급망 재편 문제 등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미국이 자국 기술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라고 문제 삼는 EU의 디지털시장법(DMA) 등 디지털 기술 규제와 산업 보조금 정책을 둘러싼 첨예한 이견도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21일 특별연설…‘주거비 완화안’ 공개
6년 만에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연설에서 글로벌 경제 구상과 함께 미국 내 주거비 부담 완화 구상을 공개할 계획이다. 미 백악관은 트럼프 연설 내용에 대한 언론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전 대통령)의 경제 실패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미국인들의 주거비 부담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내 집 마련’이라는 미국인의 꿈을 회복시킬 새로운 정책 구상들을 이번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경제연설에서 “주택을 소유하고자 하는 모든 미국인이 이를 감당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세계경제포럼을 계기로 주택 가격 안정화 방안을 공개하겠다고 했었다. 그는 최근 대형 기관투자자의 추가적 단독주택 매입을 금지하는 조치에 착수하겠다고도 했다. ‘생활비 감당 여력(affordability)’ 이슈가 미국 내 최대 민생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주거비 부담 타개부터 나서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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