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자체 복지사업 ‘일단 시행’ 가능해진다…생활밀착 사업, 사전협의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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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소규모ㆍ생활밀착형 복지사업이 앞으로는 중앙정부와의 사전협의 없이 즉시 시행된다. 협의 절차로 인한 행정 지연을 줄이고,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을 빠르게 집행하겠다는 취지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부터 시행되는 ‘사회보장제도 신설ㆍ변경 협의제도 개편방안’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개편의 핵심은 중앙정부의 역할을 기존의 통제ㆍ승인에서 컨설팅과 지원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임혜성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 사무국장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협의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생활밀착 사업은 ‘선 시행-후 보고’
기존에는 지자체가 복지사업을 새로 만들거나 기존 사업을 확대할 때 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사보위)와 사전에 협의하도록 했다. 사보위는 지자체가 중복·선심성 복지 사업을 남발하지 못하도록 만든 조정 기구다. 지자체 복지 사업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2013년 61건이던 협의 건수가 2023년 1738건으로 폭증했다. 이에 따라 협의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사업 시행이 지연된다는 지자체의 불만이 커졌다.
이번 개편으로 일반행정ㆍ생활편의, 이동권, 교육ㆍ문화, 소액ㆍ일회성 지원 등 재정 위험이 낮고 재량 남용 우려가 적은 8대 유형 사업은 협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생활불편 민원기동반 운영, 전입 축하 종량제 봉투 지원, 출산물품 대여, 장기기증ㆍ헌혈 장려 혜택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사업은 사전협의 없이 즉시 시행할 수 있고, 지자체는 연 1회 실적만 신고하면 된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지자체가 긴급한 지역 현안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빈도 사업, 처리기간 30일로 단축
산모ㆍ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본인부담금 지원, 출산ㆍ육아용품 지원, 미취업 청년 자격증 응시료 지원 등 전국적으로 유사하게 시행되는 ‘다빈도ㆍ무쟁점 사업’도 절차가 간소화된다.
표준모델을 충족할 경우 협의 처리 기간은 기존 60일에서 30일 이내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표준모델은 사업 명칭이 아니라 목적과 지원 한도를 기준으로 제시되며, 그 범위 안에서는 지자체가 재정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복지부는 지자체 간 과도한 경쟁을 막고, 검증된 서비스가 지체 없이 주민에게 전달되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기획 단계부터 컨설팅…‘깜깜이 협의’ 개선
사업을 모두 설계한 뒤 협의를 신청하던 기존 방식도 바뀐다. 예산 편성 전인 매년 3~5월을 ‘집중 컨설팅 기간’으로 운영해, 기획 단계부터 중앙과 전문가가 지자체를 지원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협의지원단과 권역별 연구원ㆍ교수 등으로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성해 1대1 자문과 찾아가는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협의 기준과 사례, 평가 결과도 공개해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
임혜성 복지부 사보위 사무국장은 “생활 현장에서 체감도가 높은 사업을 과감히 풀었다”며 “그동안 ‘깜깜이 협의’라는 지적을 받던 절차를 투명하게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자율성 확대 대신 사후 책임 강화
자율성이 커지는 만큼 사후 관리도 강화된다. 협의 완료 사업은 자율ㆍ성과ㆍ집중 3단계로 관리되며, 고액 예산이나 쟁점 사업은 시행 3년 차에 심층 평가를 받는다.
평가 결과가 미흡할 경우 사업 일몰이나 개선이 권고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신속협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페널티도 적용된다.
복지부는 이번 개편으로 연간 협의 건수 가운데 60%가 신속협의나 협의제외로 처리돼 행정 절차가 대폭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절감된 행정력은 고위험ㆍ고예산 사업의 심층 검토와 사전컨설팅에 집중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지역간 복지격차, 우려도…정부 “사후 관리로 보완”
이번 개편으로 지자체 자율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재정 여력과 행정 역량에 따라 지자체간 복지 격차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협의 제외 사업이 연 1회 실적 보고로 관리되는 만큼, 재정 관리가 느슨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자율성 확대에 상응하는 사후 관리와 통제 장치를 함께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빈도ㆍ무쟁점 사업에는 표준모델과 지원 한도를 설정해 지자체 간 과도한 경쟁을 막고, 협의 완료 사업은 자율ㆍ성과ㆍ집중 3단계로 분류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고액 예산이 투입되거나 쟁점이 있는 사업은 시행 3년 차에 전문가 심층 평가를 거쳐, 효과가 미흡할 경우 사업 일몰이나 개선을 권고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향후 신속협의 적용을 배제하는 등 페널티도 검토한다.
사보위 임 사무국장은 “자율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며 “속도와 자율성을 높이되, 재정 건전성과 제도 정합성은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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