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병원 과실로 신생아 뇌성마비"…4.5억 소송 건 부모 패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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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고 있는 신생아. 사진은 기사와 관계가 없음. [사진 픽사베이]

“긴급 제왕절개 등 적절한 조치 안 해” 

출생 직후 뇌성마비 판정을 받은 신생아의 부모가 의료진 과실을 주장하며 산부인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민사13부(재판장 이지현)는 산모 A씨 측이 산부인과 의사 등을 상대로 낸 4억5000여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첫 출산을 앞두고 있었던 A씨는 2018년 6월 3일 새벽 양수가 나오고 진통이 시작되자 충북 청주의 한 산부인과에 입원했다. 이 병원은 A씨가 2017년 10월부터 산전관리를 위해 다니던 곳이었다. 병원 의료진은 A씨가 입원한 지 5시간여가 흐른 뒤인 당일 오전 7시쯤 산모에게 분만 촉진제인 옥시토신을 투여하고 분만을 유도했다.

그래도 태아가 나오지 않자, 산모의 배를 눌러 태아를 밀어내는 ‘푸싱’을 시도했다. 담당 의료진은 당시 태아의 심장 박동수가 정상범위(분당 120~160회) 밖인 분당 60~110회로 떨어지자, 태아곤란증을 의심해 수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등 자궁 내 소생술을 시행했다. 태아곤란증이란 태아가 자궁 내에 있으면서 호흡과 순환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이후 아기의 심박동수는 정상 범위를 나타냈다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 양상을 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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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법. 연합뉴스

재판부 “태아곤란증 상태 단정 어려워” 

A씨는 푸싱 시도 1시간여 뒤인 낮 12시30분쯤 기구를 이용해 태아를 잡아당기는 흡입분만을 통해 출산에 성공했지만, 아기는 저산소성 뇌병증으로 추정되는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다. 현재 하반신 기능 저하와 발음 이상 문제를 겪고 있다. A씨 부부는 “분만 과정에서 난산이 지속하고, 태아 심장박동 수 감소로 인해 태아곤란증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음에도 의료진이 긴급 제왕절개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아기가 뇌성마비 등 질병을 얻었다”는 취지로 병원의 의료과실을 주장했다.

법원은 당시 의료진이 시행한 분만 방법과 조치를 과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반드시 제왕절개수술을 해야 하는 명백한 상황이 아니라면 의사는 임신부와 태아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학적 판단에 따라 자연분만을 시도할 수 있다”며 “당시 태아의 심장 박동 수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긴급 제왕절개 수술이 요구되는 태아 곤란증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바 의료진의 판단에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산 직후 태아의 머리에서 혈종이 관찰되기는 하나, 이는 흡입분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서 무리한 푸싱이 태아 곤란증을 초래하거나 악화시켰다고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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