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그의 ‘붉은 드레스’ 따라올 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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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은퇴직전 행사에서 트레이드 마크 ‘레드 드레스’ 앞에 선 발렌티노. [AP=연합뉴스]
‘레드 드레스’로 유명한 20세기 패션 거장 이탈리아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19일(현지시간) 별세했다. 93세.
발렌티노 가라바니·지안카를로 지암메티 재단은 이날 성명에서 “설립자 발렌티노가 오늘 이탈리아 로마의 자택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에 둘러싸여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모두에게 끊임없는 길잡이이자 영감이었고 빛·창의성·비전의 진정한 원천이었다”고 추모했다. 그가 2008년 다큐멘터리 ‘발렌티노: 마지막 황제’에 출연해 “나는 여성이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그들은 아름다워지고 싶어한다”고 한 건 그의 패션 철학을 요약하는 유명한 말이다.
발렌티노는 1932년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의 작은 마을에서 전기부품상의 아들로 태어났다. 17살이던 1949년 파리로 건너가 파리의상조합학교에서 공부했다. 당대 패션계 거장인 자크 파스, 발렌시아가, 기라로쉬 밑에서 견습 과정을 거친 뒤 1959년 이탈리아로 돌아왔다. 1960년 사업 파트너이자 연인이었던 지암메티와 함께 고급 여성복 브랜드 ‘발렌티노 하우스’를 설립하면서 그의 전성기가 열렸다. 이후 50년 가까이 조르지오 아르마니, 칼 라거펠트와 함께 세계 최고 디자이너 반열에 머물렀다.
그가 사용한 붉은 색은 ‘발렌티노 레드’로 불릴 만큼 화려한 드레스는 유명 여성들의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1961년 영화 스파르타쿠스 로마 시사회 파티에서 발렌티노의 흰색 레이스 드레스를 입고 커크 더글러스와 춤을 춘 게 시작이었다. 재클린 케네디가 1968년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와 결혼식 때 입은 크림색 레이스 드레스도 그의 작품이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이란을 탈출할 당시 팔레비 국왕의 부인 파라 디바 왕비가 입었던 의상도 발렌티노의 정장이었다. 생전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빈과 요르단 라니아 왕비 등도 그의 단골이었다고 한다. 2008년에 일선에서 은퇴한 그는 2016년 지암메티와 함께 자선 재단을 설립해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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