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방환자 서울 원정진료에 연 4.6조원...정부 “17개 권역병원에 2000억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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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지역 내 최종치료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중증 환자가 거주 지역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해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2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권역책임의료기관 최종치료 역량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지역의료 약화가 환자의 수도권 원정 치료를 고착화시키고 사회적 비용을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역 의료의 중심 역할을 맡아야 할 국립대병원이 의료진 유출과 시설 노후화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중증 환자들이 서울 대형병원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판단이다.

이로 인해 거주지에 따른 치료 가능 사망률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부에 따르면 서울과 충북 간 치료 가능 사망률 격차는 12.7%포인트에 달한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국민 인식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1.2%가 “수도권과 지역 간 의료 격차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원정 치료로 인한 경제적 부담도 적지 않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방 환자들이 중증 치료를 받기 위해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KTXㆍSRT 교통비와 숙박비 등 직접 비용으로만 연간 4조 6000억원을 지출하고 있다. 여기에 환자와 보호자의 시간ㆍ기회비용까지 포함하면 연간 부담은 7조원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는 국립대병원의 인프라 노후화를 문제로 지적했다. 국립대병원 주요 의료장비 120대는 내구연한을 넘긴 상태로, 환자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지역 내에서 고난도 수술과 중증ㆍ중환자 치료를 감당할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국 17개 권역책임의료기관(14개 국립대병원, 3개 사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최종치료 역량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로봇수술기, 선형가속기 등 첨단 치료 장비 도입과 중환자실 확충, 고난도 수술 인프라 구축이 핵심이다.

사업에는 총 2030억원이 투입된다. 2026년 기준으로 서울 지역 1곳에는 65억~110억원, 비수도권 15곳에는 105억~150억원, 세종 지역 1곳에는 30억~75억원이 각각 지원될 예정이다. 병상 규모와 진료 역량 등을 고려해 기관을 그룹으로 나눠 예산을 차등 배분한다.

정부는 사업 평가와 관리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보건ㆍ임상의료ㆍ건축 분야 전문가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기관별 사업계획의 타당성과 지원 목적 부합성을 점검하고, 보건복지부와 지자체, 국립중앙의료원이 사업 추진 상황과 집행 실적을 관리한다.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 의료 체계 개편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립대병원 소관 부처를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료 종합 육성 정책이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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