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엔 또 흔든 트럼프 “우리가 만든 평화위원회가 대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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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예정에 없던 ‘깜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손에는 그간의 정책 성과가 담긴 문서자료가 들려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평화 정착과 감시를 위해 창설을 추진 중인 ‘평화위원회’가 유엔(UN)을 대체할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의장을 맡는 평화위원회를 두고 유엔을 대신하는 국제 분쟁 해결기구로 키우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사실상 공식화하는 취지의 발언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맞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깜짝 기자회견’에서 “평화위원회가 유엔을 대체하기를 원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그럴 수 있다(it might). 그동안 유엔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으니까”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평화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정말 대단한 조직이 될 것”이라며 평화위원회 출범 배경에 대해 유엔의 기능 부전 때문이라는 논리를 폈다. 그는 “유엔이 더 많은 일을 해주길 바란다”며 “평화위원회 같은 게 필요 없었으면 좋았겠지만, 유엔은 내가 해결한 수많은 전쟁과 관련해 결코 나에게 도움을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내가 해결한 전쟁, 유엔이 해결했어야”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유엔의 잠재력이 너무나 커서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전체적인 발언의 방점은 “유엔이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한 적이 없다”, “내가 해결한 모든 전쟁을 유엔이 해결했어야 한다” 등 유엔 무용론에 찍혔다.
미 백악관이 지난 16일 발표한 평화위원회는 가자 전쟁 종식을 목표로 한 20개 항목의 평화 구상을 이행하기 위한 핵심 기구로 설계됐다. 하지만 다소 정상적이지 않은 운영 방식이 논란을 낳고 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을 맡아 의사결정의 최종 승인권을 가져가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또 회원국 임기는 최대 3년인데 출범 첫해에 10억 달러(약 1조4800억원) 이상의 기여금을 내면 ‘영구 회원국’ 자격을 부여하기로 하는 등 전형적인 ‘트럼프식 거래외교’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참여 초청장을 받은 국가들의 구성도 복잡하다. 한국을 포함해 영국·프랑스·독일·호주·캐나다 등 서방 국가들은 물론 러시아·벨라루스 등 적성국을 포함한 60여 개국이 대상이다. 초청장을 받은 국가 중 상당수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평화위원회 합류 거부 의사를 밝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향해 “200% 관세가 적용되면 결국 발길을 돌릴 것”이라고 조롱 섞인 독설을 퍼부었다.
미국의 최우방 국가인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 역시 공식적으로는 “동맹국들과 논의 중”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부가 막대한 가입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참여 가능성 등을 이유로 거절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평화위원회 출범식 성격의 '평화헌장'(Board of Peace Charter) 발표행사도 갖는다. 하지만 초청받은 60여 개국 가운데 공개적으로 수락 의사를 밝힌 나라는 헝가리 등 소수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스라엘·이란 두고 “둘 다 핵국가” 지칭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자신의 국제 분쟁 중재 성과를 자화자찬하던 도중 “이스라엘과 이란은 둘 다 핵 국가(nuclear countries)”라고 지칭했다. 이스라엘은 사실상 핵보유국이나 이란은 국제법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핵보유국 지위를 갖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취지는 이란을 핵보유국으로 공인한다기보다 사실상 핵보유국인 이스라엘과 핵개발을 시도했던 이란의 ‘핵 충돌 가능성’이 있는 분쟁을 자신이 개입해 막아냈다는 해결사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표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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