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영·프 '조롱' 러·튀르키예 &apo…

본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핵심 동맹인 영국·프랑스 정상을 향해 날선 비판을 가한 반면, 러시아와 중국, 독재 체제를 구축한 튀르키예는 물론 심지어 북한에 대해서도 우호적 발언을 했다. 취임 1주년을 맞아 백악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다. 그린란드 병합을 놓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체제가 흔들린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전세계 동맹 구조 자체까지 위협받고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btbf2db5886dd79392c63efd713241a302.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취임 1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1년 성과를 정리한 책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프 정상 공개 조롱…“별도 대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 중 ‘문자 대화 내용을 공개한 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통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그러지 않았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마크롱 대통령의 서한’이라는 제목과 함께 문자 대화 내용을 캡쳐해 그대로 올렸다. 정상 간의 은밀한 대화 내용을 그대로 공개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자 외교적 결례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메시지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대해 당신이 무엇을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기간 G7(주요 7개국) 정상 차원의 논의를 제안했다.

bt658ba691754eca5826a1afd816d4dfdd.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루스 소셜. 트루스 소셜 캡처

스타머 총리와 관련해선 식민지였던 디에고 가르시아와 그밖의 차고스 제도를 모리셔스에 반환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엄청나게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제 사회의 강대국들은 “오직 힘만을 인정한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그들은 내가 없을 때 거칠게 굴기도 하지만, 내가 있으면 잘 대해준다”며 “나는 두 사람 모두를 좋아한다. 둘 다 진보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진보 진영을 혐오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선 조롱에 가까운 의미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이 제안한 G7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마크롱은 (대통령직에) 오래 있지 않을 것이고, 나는 직접 관련된 사람들과 회담을 할 것”이라고 했다.

동맹 대화는 거부…“에르도안과 중요 통화”

핵심 동맹과의 대화 제안을 공개 거절한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 도중 “내가 좋아하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매우 중요한 통화를 해야 한다”며 기자들의 질문을 중단하려고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독재 체제를 구축한 인물이다.

bt9e6ed4e2cc7ffe85815f6f6889cbfca8.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9월 25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에게 노벨평화상을 주지 않은 노르웨이를 향해 “노벨상 수상자에 대한 엄청난 통제권을 행사하는 노르웨이에 대한 존경심을 잃게 됐다”며 “내가 끝낸 8개의 전쟁마다 노벨상을 받아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내게 ‘내가 10년 동안 해결하려 애썼던 전쟁을 해결하다니 믿을 수 없다’고 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을 노벨상 후보로 추천했음을 강조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스스로 종신 의장을 맡아 출범시킨 ‘평화위원회’의 정식 멤버로 초청했다. SNS엔 중국과 러시아는 단지 ‘허구의 악당’이고, 유엔과 나토가 ‘진정한 위협’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bt1bd8d3ea3ff2e7dcaf3ca2dfcf26fb30.jpg

지난해 8월 15일, 알래스카 앵커리지 소재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활주로에서 서로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자신이 취임한 뒤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강력한 국경을 갖게 됐다”고 주장하며 “북한도 꽤 강력한 국경이지만, 세계 어디에도 우리와 같은 국경은 없다”고 말했다. ‘김씨 왕조’를 구축하고 주민 통제를 위해 국경을 걸어 잠근 북한을 자신의 국경 정책의 성과와 견줄 수 있는 긍정적 의미로 평가한 말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 타격의 성과를 언급하면서는 “이스라엘과 이란은 모두 핵 보유국(nuclear country)”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여러 차례 북한을 사실상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라는 의미의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로 지칭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날 핵 보유국으로 지칭한 이란은 이스라엘·인도·파키스탄 등이 포함되는 뉴클리어 파워 국가로 분류되지 않는다.

“실제 나토의 종말에 대한 위기감 증폭”

뉴욕타임스(NYT)는 지정학 컨설팅 회사인 유라시아 그룹의 설립자 이안 브레머를 인용해 “트럼프가 물러서지 않는다면 실제로 나토 종말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차 대전 이후 확립된 세계 질서를 무시해온 트럼프가 더 나아가 영토 확장을 추진하려 한다”며 “이는 80년 가까운 서방의 외교 동맹을 파멸로 이끌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유엔을 대체할 평화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60여개 국에 초청장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신 의장을 맡게될 평화위원회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다. 회원국 임기는 3년을 넘지 못한다. 예외적으로 출범 첫해 출범 가입한 회원국에 한해 10억달러를 내면 영구 회원이 될 수 있다.

btea745edff6be4307a05acedf202f9304.jpg

지난해 6월 16일 영국의 스타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협상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떨어뜨린 서류를 황급히 줍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초청국에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포함되면서 서방 동맹국들이 난처한 입장이 됐다. 이미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참여를 사실상 거부했고, 스타머 영국 총리도 거절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머 총리는 당초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가 사실상 대화 거부 의사를 표한 이날 포럼측이 발표한 참석자 명단에 그의 이름은 포함되지 않았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8,452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