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화상회의 또는 장거리 출장”…행정 통합 속도전에 청사(廳舍) 문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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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대전·충남, 광주·전남을 중심으로 행정 통합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통합 광역단체 청사(廳舍)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 청사를 사용하더라도 ‘메인 청사’ 문제가 부상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통합 청사 건립 목소리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또 당장 지방의회 청사는 어떻게 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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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지난 21일 대전시청에서 만나 대전·충남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했다. 김성태 객원기자

"통합 자치단체, 기존 청사 활용" 가닥 

통합을 추진하는 각 자치단체에 따르면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은 기존 시·청사를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한다. 대전·충남은 민주당이 만들고 있는 특별법안과 별도로 지난해 9월 국회에 제출한 법안에 기존 대전시청사와 충남도청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담았다. 이에 통합 자치단체장이 양 시도 청사를 오가며 근무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더불어민주당도 대전·충남 통합 특별법안에 기존 청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 시도 청사 가운데 ‘제1청사’를 놓고 주도권 싸움을 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충남도의회 이상근(국민의힘·홍성1)의원은 최근 ‘특별법 충남도청사 본청사 지정 명시 촉구 건의안’을 충남도의회에 제출했다. 해당 건의안은 국회가 향후 제정할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에 내포신도시에 위치한 도청사를 본청사로, 대전시청사를 제2청사로 명확히 규정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의원은 “내포신도시는 2020년 충남 혁신도시로 지정돼 도청사와 도의회·교육청·경찰청 등 행정타운 조성에 막대한 공공투자를 한 곳”이라며 “본청 기능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자산 활용 효율 저하와 행정 공동화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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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대전·충남 행정 통합을 반대하는 트럭 시위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태안군청에서 대전시청까지 130㎞ 

접근성 문제도 제기했다. 건의문에 따르면 충남 서쪽 끝인 태안군청에서 내포신도시 도청까지의 거리는 약 45㎞이지만, 대전시청사까지는 약 130㎞에 달해 통합 이후 서부권 도민이 구조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한 대전시 직원은 "충남도청사를 1청사로 쓰면 대전에서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전남도 기존 청사를 활용하는 쪽으로 잠정 결정했다고 한다. 광주와 전남 지역 국회의원들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통합 자치단체 공식 명칭을 '전남광주특별시'로 정하고, 대외적인 약칭은 '광주특별시'로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명칭이 '전남'이 앞선 점을 감안해 통합청사는 현재의 광주시청사를 그대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구·경북도 ‘통합시 기존 청사를 활용한다’는 내용을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관한 합의문’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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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 중앙포토

"결국 통합 청사 건립해야 할것"

하지만, 통합 이후에 ‘통합 청사’를 지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기존 청사를 활용하더라도 행정구역이 통합됐기 때문에 양 지역을 오가며 처리해야 할 사무가 한둘이 아닐 것”이라며 “결국 공무원들이 장거리 출장을 다니며 업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 원장은 “결국은 통합 자치단체에 걸맞은 통합 청사를 건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충청권의 한 자치단체장도 “자치단체를 통합하면 통합 청사를 두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했다. 통합 청사를 지을 경우 수천억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는 대구시 신청사 건립에는 약 4500억원이 들 전망이다.

지방의회 청사 문제도 제기된다. 대전과 충남이 통합하면 지방의회는 대전시나 충남도 기존 의회청사에서 본회의 등을 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전시의회에는 대전시회 재적의원 22명과 충남도의회 48명 등 70명이 한꺼번에 모여 본회의를 열 만한 공간이 없다고 한다. 반면 충남도의회는 일부 시설을 개조하면 이 정도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구상 의회사무처장은 지난 20일 충남도의회 행정통합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도의회 본회의장은 일부 조정 시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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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회. 중앙포토

광역의원 장거리 출장 불가피 

이러면 대전시의원은 충남도의회가 있는 내포신도시로 장거리 출장을 다녀야 한다. 대전시의회 조원휘 의장은 “대전시의원 22명이 수시로 출장을 다니거나, 화상회의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집행부 청사와 별도로 통합의회라도 지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민주당은 행정 통합 법안을 다음 달 설 연휴 전에 국회 통과를 목표로 만들고 있다. 6월 3일 지방선거에 통합단체장을 선출하고 7월 통합단체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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